자회사 실적 떼어놓고 보면 긍정 해석 어려워…‘경영성과’와 ‘경영능력’ 구분해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포스코건설의 연결기준 매출은 2조 1121억 원을 기록해 전년 1조 7937억 원 대비 1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11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205억 원으로 4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성적표도 좋았다. 연결기준 매출은 8조 1986억 원으로 전년 7조 7943억 원 대비 5.1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4409억 원, 2875억 원으로 각각 16.1%, 11.8% 증가했다.
이러한 지표들을 근거로 한성희 대표의 경영 능력이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성희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것도 이 같은 실적이 밑거름이 됐다. 특히 한성희 대표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에 이은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터라 이 같은 평가가 향후 그의 행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포스코그룹의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는 한성희 대표를 비롯해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이 꼽히고 있다.
한성희 대표는 1961년생으로 대구에서 태어났다. 대구 심인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캐나다 맥길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1993년 포스코에 입사한 후 POSVINA 법인장, 출자관리그룹 리더, 경영시너지1그룹리더를 지냈다. 또 포스코 홍보실장과 포스코 경영지원센터장,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을 역임했다. 실무보단 주로 관리와 경영지원 업무를 거쳤다. 2020년부터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를 맡았다.
일각에서는 현재 그가 포스코건설에서 거둔 실적이 긍정적으로 해석되는 데 무조건 동의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포스코건설의 실적을 연결기준이 아닌 별도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매출은 7조 187억 원으로 전년 7조 2683억 원 대비 3.4%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4101억 원으로 전년 4235억 원 대비 3.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실적으로 보면 매출은 1조 80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 5674억 원보다 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6.9% 줄었다. 이는 연결기준 실적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연결기준 실적은 해당 회사의 연결대상 종속회사의 매출 등 실적이 포함된 반면, 별도기준은 해당 회사의 실적만 반영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물론 기업과 경영진의 ‘경영성과’를 평가할 때 연결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다. 다만 경영자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는 경우에 따라 별도 재무제표가 활용되기도 한다. 보통 재무제표 작성 회사가 연결대상 종속 회사에 대한 인사권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에서 그러하다.
포스코건설의 연결 대상 종속회사는 1분기 말 기준 24개 사로 모두 비상장사다. 이들 중 눈길을 끄는 회사는 포스코오앤엠과 엔투비다. 포스코오앤엠의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2371억 원이고, 엔투비는 8620억 원이다.
이들 회사의 대표이사는 각 회사의 내부 승진이나 포스코건설 내부 인사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오앤엠의 김정수 대표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행정담당 부소장 출신이다. 엔투비를 이끄는 이유경 대표는 포스코 설비자재구매 실장 출신이다. 이들이 재직하던 시절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스코건설이 이들 인사를 단행했다기보다 당시 포스코가 포스코건설 자회사 임원 인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기업 CEO 출신 한 인사는 “일반적으로 투자적인 관점에서 기업 성과를 연결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러나 그룹 내 사업회사가 자신의 자회사의 인사를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경우 별도기준의 재무제표를 통해 그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각을 포스코건설에 적용하면 한성희 대표의 경력능력은 다시 볼 수 있는 사안이다.
포스코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한성희 대표는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지만 관리형으로서 실무에 대한 이해가 엔지니어 출신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며 “경영을 주로 맡았지만 실질적인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요신문i는 포스코건설에 한성희 대표의 경영능력과 자회사 인사 그리고 연결·별도기준 실적 등에 대해 질의를 했지만 포스코건설은 답변을 주지 않았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