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업체 인수 등 투자에도 주가 부양 효과 미미, 향후 전망 놓고는 의견 엇갈려…쌍용C&E “ESG 경영 노력”
이런 가운데 업계 1위 쌍용C&E(옛 쌍용양회)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쌍용C&E가 친환경 부문 투자를 늘리면서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부의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주가에 친환경 프리미엄이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한계로 꼽히고 있다.
쌍용C&E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다. 한앤컴퍼니는 2012년 쌍용C&E를 인수했고, 최근 펀드 출자자 전환을 마무리했다. 당장은 쌍용C&E가 친환경 시멘트 기업이라는 점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니 좀 더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들로 교체한 것이다. 한앤컴퍼니는 쌍용C&E 인수 이후 배당 등으로 투자금을 대부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고, 나아가 볼트온 전략(추가 인수합병을 통한 기업가치 상향)을 추진 중이다.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기업치고는 이례적이라고 할 정도로 인수합병(M&A) 시장에 인수자 자격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순환자원 설비 구축하고, 폐기물 업체 인수하고
쌍용C&E는 2025년이면 전체 매출의 절반이 친환경 사업일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현재는 친환경 사업 매출 비중은 10%에 그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C&E의 친환경 사업은 크게 두 개의 축으로 이뤄져 있다. 일단 자회사 그린에코솔루션 등이 폐플라스틱과 고무, 비닐 등 폐기물을 수거한 후 중간처리해 쌍용C&E를 비롯한 판매처에 폐합성수지로 넘긴다. 그린에코솔루션과 그 자회사 그린에코사이클(옛 KC에코물류), 그린에코김해(옛 태봉산업), 그린에코넥서스(옛 성광이엔텍), 그린에코로직스, 삼호환경기술 등이 수거 및 중간처리를 담당하고, 쌍용C&E가 유연탄 대신 폐합성수지를 소각해 시멘트를 생산하는 구조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C&E의 순환처리 시설은 아직은 규모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 진행 중인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 약 150만 톤(t)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쌍용C&E와 한앤컴퍼니는 친환경사업을 위해 상당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삼호환경기술, KC에코물류, 태봉산업, 성광이엔텍 등을 인수했고, 순환자원 설비 구축을 위해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추가로 1000억 원을, 2030년까지 추가로 1000억 원을 재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친환경 사업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쌍용C&E는 최근 5년간 최고가가 2018년 5월 기록한 9082원(배당락, 액면분할 등을 감안한 수정주가 기준)이다. 투자자들이 친환경 사업에 대해 기대가 컸다면 주가가 급상승했던 2020~2021년 최고가를 달성했을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쌍용C&E의 최근 주가는 6000원대 초반까지 밀려나 있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쌍용C&E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2586억 원으로, 예상 실적 기준 주가이익비율(PER)이 13.2배다. 한일시멘트의 경우 예상 영업이익은 1128억 원, PER은 11.6배다. 통상적으로 PER이 높을수록 성장성에 대한 믿음이 있는 경우가 많다. 후발주자 한일시멘트와 PER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은 쌍용C&E의 친환경 사업 기대감이 높지 않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쌍용C&E는 기업설명회도 수차례 열었지만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지분율도 한일시멘트와 큰 차이가 없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5% 수준으로 엇비슷하고, 외국인 지분율 또한 양사 모두 2%대다.
#쌍용C&E의 미래는?
증권가에서는 쌍용C&E 주가 전망에 대해 엇갈린 분석을 내놓는다. 시간이 걸릴 뿐 곧 해결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고, 업종이 업종이니만큼 반전 계기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쌍용C&E를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41.5%가 환경자원사업에서 창출됐고, 올해는 그 규모가 55%를 넘어 기존 레거시(낡은 사업)인 시멘트 사업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기업가치 추정 과정에 미국 자원순환기업 5개 사의 평균 주가를 반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최근의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쌍용C&E의 목표주가를 1만 원으로 유지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시멘트업 자체가 매력이 없다고 진단한다.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유연탄 소비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친환경 산업으로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유연탄 소비량을 줄이는 것은 중요하지만 사실 대부분 중후장대 기업들이 탄소 연료 절감을 추진 중”이라며 “시멘트 또한 친환경 대체재가 많이 개발되는 상황이라 순환자원 활용만으로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순환자원 또한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쌍용C&E는 1700억 원을 투자해 강원도 영월군 석회석 폐광산에 폐기물 매립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작업을 시작해야 했지만 지역사회의 반발로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쌍용C&E 주가가 의미 있게 움직이려면 영월 쓰레기 매립지 승인이 나야 한다”면서 “매립지가 있어야 소각이 어려운 폐기물을 그곳에서 처리해 환경사업이 온전하게 수직계열화돼 성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쌍용C&E 관계자는 “유연탄 사용 절감 외에도 설비 개선을 통해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등 ESG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영월군 매립장 같은 경우는 현재 시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보니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영훈 언론인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