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짱인데 ‘팔방미인’은 아니라고?
▲ 반값 TV ‘이마트 드림 뷰’. |
이마트TV는 출시 3일 만에 완판됐기 때문에 앞서 구입한 사람의 평가를 참고하고 다른 제품과의 분석 후 구매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른바 ‘선 구매 후 평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출시 두 달이 다 돼 가면서 블로그나 전자기기 모임 등에서 사용후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다양한 의견들이 나와 온라인상에서 품질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체적으로는 “서브(보조) 역할로는 훌륭하지만 하나로는 부족한 감이 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자신의 블로그에 구입부터 설치, 사용기까지 자세한 후기를 올린 한 사용자는 “도와주는 직원도 없고 힘겹게 계산대까지 옮긴 후 결제를 했다. 배송도 안 돼 낑낑거리며 집에 들고 와 설치를 했는데 직접 해도 별 무리가 없었다”면서 “걱정했던 음향이나 색감도 만족스럽다. 50만 원이 결코 싼 금액은 아니나 다른 제품과 비교해보면 가격대비 추천할 만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매력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이마트TV의 가격으로는 그만한 제품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트 광고처럼 타사 제품 대비 28~40%가 싼 것은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구입하거나 매장 할인기간을 이용하면 14~30% 정도 저렴했다. 이마트TV에 만족하지 못한 이들의 불만은 여기에서 시작됐다. 이 정도 가격차이라면 돈을 더 지불하고 보다 높은 사양의 TV를 사는 게 낫다는 것.
사무실용으로 이마트TV를 구입한 김 아무개 씨(35)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아 시중제품과 사양비교도 해보고 나름의 평가를 해봤다”면서 “나처럼 잡다한 기능을 쓰지 않거나 모니터로 사용한다면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꼼꼼하게 따져보면 크게 매력이 있진 않은 것 같다”고 평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씨는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TV들은 USB를 인식하는 기능이 있어 쉽게 영화나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배송이나 설치는 기본적인 서비스로 제공한다. 장시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소비전력도 신경 쓸 수밖에 없는데 다른 저가 TV보다 다소 높은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씨의 말처럼 이마트TV는 USB 단자가 없어 이를 통한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배송, 설치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아 소비자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 애프터서비스 역시 매장에서 직접 관할하거나 전문 가전업체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수리를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또 전체적인 디자인에 대한 지적도 상당수 있었다. 이마트TV와 함께 저가 TV의 대표로 꼽히는 하이마트의 ‘하이얼TV’와 비교해 봐도 떨어진다는 것. 물론 하이얼TV가 10만 원 비싼 가격이긴 하나 실내 공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전제품인 만큼 외관이 만족스럽지 못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런 지적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문제가 발생해 불만사항이 접수된 적은 없다. 삼성·LG전자는 제품 판매율의 1~5% 정도 고장이 발생해 애프터서비스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보다 더 적다”면서 “예약물량을 포함한 5000여 대가 늦어도 1월까지는 입고돼 재판매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옥션에서 출시한 ‘에이뷰’. |
대기업은 저가 TV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이마트TV와 동일한 주요부품을 쓰는 제품들은 이미 해외에서 고객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국내에서도 6개월 이내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