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13일 경산·대구서 ‘2022 세계 청소년의 날’ 개최
지난 12일과 13일 대구와 경산에서 펼쳐진 청푸른 청소년의 현장을 '일요신문'이 찾았다.
- 경북 경산 "청소년, 우리 삶의 주인입니다"
경북 경산에 '푸른 소년·소녀들'이 모였다. 세계청소년의 날을 맞은 12일 오후 3시께 경산공설시장 일대에는 '경산 청소년의 날'에 참가한 청소년과 학부모, 시민, 의원, 시장이 모였다. 이날 중앙무대에선 청소년들이 마음껏 노래와 춤을 선보이며 자유를 만끽했다.
"선서! 청소년은 자기의 삶의 주인이다." 장아연 삼성현중학교 학생은 청소년헌장을 낭독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 △인격체로서 존중과 시민으로서 미래 열어갈 권리자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활동하는 삶의 주체로서 자율·참여 기회 요청 △생명의 가치 존중·정의로운 공동체 성원으로 책임있는 삶 응원 등이다.
미래의 꿈나무인 청소년을 위해 어른들도 동참해 응원했다. '기타동무(김영수 경위 등 2명)'는 통기타에 목소리를 더해 청소년의 밝은 앞날을 노래했다.
'공예사랑봉사단(박태옥 회장)'은 청소년에게 물려줄 위대한 유산인 자연을 지키고, 봉사정신을 잇는 공예품을 선보였다. 특히 무료로 제공한 냄비받침대는 버려진 양말목을 재활용해 한땀한땀 이어 만든 것이라 눈길을 끌었다. 한때 대구 양말재직에 몸 담았던 전문가에 따르면 해당 부분은 양말의 자투리 끈이다. 기계로 양말을 짜면서 나오는 뒤꿈치 등의 가닥 곧 남은 자투리를 재활용한 것이다. 전문가는 "옛날에도 이 남은 가닥들은 잘 못 쓰니까 비닐에 넣어 버리곤 했는데, 이 자투리끈을 재활용한 것이다. 아주 귀하고 가치있다"고 평가했다.
박태옥 공예사랑봉사단 회장은 "경산시자원봉사센터와 협동으로 대구가톨릭대학교 학생들과 양말목공예 활동하며 작품들 모으는 중"이라며 "오는 25일 마지막으로 활동하고 작품들은 요양원이나 경로당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먹거리도 좋았다. '키친 103 설다민 요리연구가'는 세계음식 문화체험을 선보였다. 청소년은 베트남의 스프링롤, 일본의 오니기리, 대만의 홍루이젠을 직접 만들어보고 아시아의 맛을 베어물었다. 뜨거운 김에 화상을 입고 병원치료까지 받으며 투혼을 벌인 설다민 요리연구가는 생애 가장 힘든 전투를 치뤘지만, 덕분에 청소년들은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보면서 자신의 날을 즐겼다. 아직은 어리지만 자신만의 신념, 가치관, 꿈을 담은 풍선 아트와 페이스페인팅으로 청푸른 하루를 즐겼다.
이밖에 전시(보석십자수 박성만 교수), 재능기부(레드아트미술학원 박은희 원장), 협력(삼성현중학교 복지교사 정애숙, 장산중 복지교사 안임선 등)의 현장 봉사로 청소년에게 아름다운 순간을 선물했다. 조현일 경산시장, 김일부 초대위원장, 윤두현 국회의원·서명환 사모 등도 참석했다. 특히 행사를 기획하고 사회를 맡은 이재성 경산청소년힐링센터장은 애국가를 1~4절까지 부르고 청소년헌장을 함께 낭독하는 등 애국 정신과 함께 세계청소년의 날의 취지를 살려 눈길을 끈다.
설다민 요리 연구가는 "우주에서 자신만의 법칙과 궤도로 확고하게 가는 '별' 그리고 땅에서 제 것으로 오롯이 자신의 색깔로 피어나는 '수국', 항시 존중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물'처럼 살고 싶다"며 "청소년들에게도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며 자신의 궤도에서 스스로의 색깔을 찾아내는 앞날이 되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깜짝 방문을 하며 청소년을 응원했다. 조 경산시장은 "'경산 청소년의 날'의 주인인 청소년 그리고 이 행사를 위해 애써주신 이재성 경산청소년힐링센터장님 등 모든 관계자분들께도 감사하다"며 "미래 대한민국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경산 청소년이 재능과 꿈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대구 청년 "나이 따른 고정관념·편견·차별 해결 해야"
대구 청년도 '2022 세계청소년의날 FESTA'를 열고 자유와 활력을 만끽했다. 파워풀한 청년의 열정은 쏟아지는 빗 속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13일 오후 4시께 2‧28기념중앙공원 청소년광장에는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청년과 시민이 모였다.
"나이에 따른 고정관념과 편견 그리고 차별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홍유리 대구시청소년참여위원회 위원장은 청소년 대표 축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차별이 아닌 차이와 틀림이 아닌 다름, 이해와 존중'을 강조했다.
청소년 대표 3명은 '세대간의 연대' 주제 발표를 했다. 신예지 대구시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 환경을 생각하는 제로웨이스트', 박재영(대구국제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차별없는 사회로 가는 길', 이채원( 대구국제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세계시민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청년의 미래와 꿈, 환경사랑을 담은 부스 12여곳도 눈길을 끌었다. △청춘약방(청소년문화의집 '꿈사단') △바리스타 체험·진로상담(영남이공대학교) △나만의물병만들기(이동형쉼터 '다온') △나를 톡쏘게 만들어줄 슬러시(청소년운영위원회 '신화랑') △다양한 다육이가 다유기있네(청소년기획단 이:음 홍보커뮤니티분과) △더위를 날리는 행복부채(대구과학대학교 청소년교육지도과) △나와 나의 연결고리 이건 우리 안의 팔찌(청소년기획단 이:음 프로젝트분과) △살리고살리고살리고(경일대학교 응급구조학과) △나를 알아보는 심리검사(계명대학교 심리학과) △신조어Quiz(청소년문화의집) △나만의 종이방향제 만들기(청소년문회의집) 등이다.
특히 '청춘약방'은 직접 상담을 해주고 약을 처방해 줬다. 기자가 '시민들 가운데 인터뷰를 잘 응해주지 않는 분들이 있어 힘이 든다'고 상담을 요청하자 '에너지 충전이 필요하다'고 진단을 한 후 복용약을 건넸다. 반드시 아침, 점심, 저녁 식후 30분 마다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는 당부의 말도 건넸다.
'나를 알아보는 심리검사'에선 성격특질론에 기반한 'BIG5'를 선보였다. 신경증, 외향성, 개방성, 성실성, 우호성 5개 요인으로 나누는 모델로 성격유형론의 'MBTI'보다 뛰어난 심리검증 방식이다.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BIG5' 성격검사를 할 수 있어 누구나 손쉽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날 주요 내빈 축사는 녹화된 영상으로만 진행됐다. 현장 방문자는 없었으며 일부 학부모 등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축사자는 홍준표 대구시장, 이만규 대구시의회의장,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원장, 강진기 대구청소년수련시설협회 협회장, 정현수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 박선 대구청소년지원재단 대표이다.
홍 시장은 "역지사지의 정신이 이 세대간에 단절을 막고 세대 간의 연대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청소년들과 함께 젊은 대구를 만들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 대구청소년지원재단 대표는 'SDG's(지속가능발전목표)'를 설명하며 "어느 누구 뒤쳐지지 않는, 이상적이지만 쉽지 않은 목표를 향해 뛰어야 한다. 세대 간의 연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날의 주인공인 청소년에게 녹화된 영상으로 응원의 말을 전했다. 안중곤 대구시 청년여성교육국장은 "더위와 학업에 지친 청소년들을 응원한다. '세계 청소년의 날' 기념 주간 행사를 통해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여름밤이 되길 바란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한편 '청소년(靑少年, juvenile)'은 어린이와 어른의 중간 연령대로 '청소년기본법'에는 9세에서 24세 사이로 규정됐으나, 보통 13세에서 만 18세 사이의 시기이다. 학력으론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년까지로 사춘기를 겪는 기간으로, 가정은 물론 사회적 관심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이다. 특히 수많은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섬세한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 '빛의 회복, 광복(光復)'을 앞둔 시점에서 가장 우선 시 되어야 할 것은 미래 세대인 청소년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이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