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마약 수사 강화 발표에 연예인 타깃 될라 초긴장…‘혹시라도?’ 스타급 연루 가능성 노심초사
검찰이 대대적으로 마약·조직범죄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 발표되자 연예계에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자칫 화제성 있는 수사 성과를 내기 위해 연예계로 검찰과 경찰의 마약 수사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는 이런 분위기를 전달하며 다소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지만, 그만큼 이미 연예계에 마약이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현실을 답답해했다.
그만큼 연예인의 마약 연루 사건이 많았고 늘 크게 화제가 됐다. 수십 명의 마약사범이 동시에 검거되는 대형 마약 사건이 불거졌을지라도 단 한 명이라도 연루 연예인이 나오면 화제성은 그 연예인과 연예계로 집중되곤 한다.
게다가 최근 분위기는 마약 수사 역량을 두고 검찰과 경찰이 경쟁을 벌이는 듯한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 화제성이 큰 마약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기관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고, 결국 화제성 때문에라도 연예인 마약 수사에 검찰과 경찰이 모두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게 연예 관계자들의 우려다.
과거 소속 연예인이 마약에 연루돼 큰 어려움을 겪었던 한 연예기획사 간부는 “마약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마약사범들의 진술과 제보인데 특히 연예인 등 유명인 관련 제보를 우선시한다. 내가 소속 연예인 사건을 통해 실제로 경험한 사실”이라면서 “마약 수사에선 사실상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제도)이 활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연예인 마약 관련 제보나 진술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어쩌면 벌써 검찰과 경찰이 제보를 바탕으로 주목하는 연예인이 몇 명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정치권 상황도 ‘연예인 이슈’가 터질 분위기라고 보는 연예 관계자들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 하락, 시끄러운 여당 분위기 등 정부·여당이 위기에 몰린 분위기인데 이럴 때마다 연예인 사건사고가 불거지곤 했다는 풍문이 있다. 일종의 음모론이지만 많은 연예 관계자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고,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연예인 관련 이슈가 정치권의 화제 돌리기용으로 쓰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실제로 대형 연예인 사건사고가 불거지면 한국 사회의 모든 이슈가 빨려 들어가는 '이슈 블랙홀'이 되곤 했다. 이런 분위기와 검찰의 마약·조직범죄 수사 강화 발표가 연결돼 연예인 마약 사건이 임박했다는 설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어느 정도 유명 연예인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느냐다. 최근까지도 마약 범죄에 연루된 연예인이 꾸준히 검거되고 있지만 유명세가 큰 스타급 연예인은 한동안 없었다. 이로 인해 화제성도 그리 크지 않았는데 검찰과 경찰이 화제성이 큰 마약 사건으로 수사 성과를 올리려면 스타급 연예인이 연루된 마약 사건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화제성이 큰 연예인 마약 사건은 연예계 전반에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일으킨다.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되는 상황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 원로 연예 관계자는 “스타급 연예인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면 대중의 시선은 그와 친한 연예인까지 확대되고, 이 과정에서 마약과 무관한 연예인도 마약 루머에 휘말리게 된다”면서 “2000년대 초중반 연예계 마약 사건이 크게 불거졌을 당시에는 루머에 휘말린 연예인들이 자발적으로 서울지검을 찾아 소변과 모발 마약 검사를 받아 결백을 입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1년 12월 김민종, 엄정화, 이소라 등이 마약 관련 루머에 결백을 주장하며 자진해서 마약 검사를 받겠다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2000년대 초중반에 이들 외에도 여러 명의 연예인이 마약 관련 루머를 부인하며 스스로 검찰을 찾아 마약 검사를 받고 결백을 입증했다.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