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비해 규모 작고 NFT 쪽에 더 치중…앞으로 출시할 게임들도 지켜봐야
이번 순위를 보면서 2021년 폭등했던 위메이드 주가처럼 미투온도 폭등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실제로 P2E 트렌딩 순위 1위를 기록한 포켓배틀스를 공동 개발한 미투온과 미투젠도 17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버스와 미투온, 미투젠의 관계는 위믹스와 위메이드의 관계와 비슷하다. 위메이드는 개발사고 위메이드에서 서비스하는 가상자산 게임의 기축 코인이 위믹스인 것처럼, 미투온에서 서비스하는 가상자산 게임의 기축 코인이 미버스다. 2017년 미투온은 미투젠을 인수해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미투온은 4월 블록체인 메인넷 미버스의 자체 탈중앙화거래소(DEX)와 미버스 체인으로 자산을 옮길 수 있는 브릿지 서비스를 론칭한 바 있다. 이 탈중앙화 거래소에서는 NFT(대체불가토큰)를 민팅하거나 사용자끼리 거래할 수 있는데 첫 NFT 민팅이 포켓배틀스였다. 포켓배틀스 P2E 버전은 NFT가 없으면 즐길 수 있는 기능이 크게 줄어든다.
포켓배틀스는 2021년 이미 출시해 글로벌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이다. 2022년 7월 미투온은 일반 버전 포켓배틀스 IP를 이용, 가상자산과 연계해 P2E 버전을 출시했다. 포켓배틀스는 장르가 캐주얼 전략 배틀로 소개돼 있는데 영웅과 용병 캐릭터 카드를 모아 부대를 구성하고 합성을 통해 강력해져서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게임이다.
이번 P2E 버전은 부대 속 영웅 카드를 NFT로 구현한 버전이다. 대표적 P2E 게임인 위메이드의 미르4가 P2E에 치중된 느낌이라면, 포켓배틀스는 좀 더 NFT 쪽에 치중됐다고 볼 수 있다. 이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가상자산 지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NFT가 있어야만 사용자끼리 대결하는 모드인 포켓챔피언십에 참여할 수 있다. 미투온은 포켓챔피언십에 총 상금 3억 5000만 원을 내걸었고 500등까지 상금을 받을 수 있다. 1등은 현재 미버스 시세 약 30원 기준 약 1500만 원을 받고 이후 마지막 구간인 301등에서 500등은 약 7만 5000원을 받을 수 있다.
NFT를 얻기 위해서 사용자는 초기 판매했던 포켓배틀스 미스터리 박스를 당시 가격 약 10만 원인 5000미버스에 사서 확률에 따라 NFT 영웅을 얻을 수도 있고, 혹은 사용자들끼리 거래를 통해 NFT를 구매할 수 있다. 포켓배틀스 NFT는 12가지 캐릭터로 이뤄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레벨마다 가격 차이가 조금씩 있다.
사용자 지갑에 NFT 영웅을 얻으면 포켓배틀스 게임과 지갑을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리니지의 ‘집행검’을 아이템 거래소에서 샀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다만 그 사고파는 과정이 블록체인에 고스란히 기록이 남고, 사는 즉시 내 계정에 적용되며, 일부 수수료는 게임사가 가져가게 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현재 상금을 내건 대회 외에도 이 게임에는 P2E 요소가 있다. 게임 속에서 포켓스톤(PKS)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일 모든 퀘스트를 끝내면 5PKS를 받을 수 있다. PKS는 게임 속에서 NFT 영웅을 강화하거나 카드 뽑기에 쓸 수 있고, 아니면 유틸리티 토큰인 PKT와 변경할 수 있다. PKT는 거래소에서 USDC 등 스테이블 코인과 변환해 현금처럼 바꿀 수 있다. 반대로 거래소에서 PKT를 사서 PKS와 바꿔 게임 속 영웅을 강화하거나 카드를 뽑는 ‘현질’(현금결제)을 할 수도 있다.
포켓배틀스는 일부 P2E 게임처럼 게임으로 엄청난 코인을 벌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매일 받을 수 있는 5PKS는 약 600원에 불과하다. 순위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현질은 필요할 수도 있다. 여기에 중간에 봐야 하는 광고를 고려해볼 때 많은 돈이라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이 정도 금액의 보상이 게임이 유지 가능한 수준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번 포켓배틀스 순위권 등극을 보면서 2021년 수개월 만에 10배 오른 위메이드를 상상하는 투자자도 있다. 위메이드도 미르4 초기 흥행과 위믹스 코인 가격 급등이 기세를 타면서 천정부지로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또한 위메이드가 ‘올해 위믹스에 100개의 게임을 온보딩하겠다’는 말처럼 미투온도 올해 미버스에 ‘핸디픽(Handypick)’, ‘킹오브플래닛(King of Planets)’, ‘NFT 홀덤’, ‘캐쉬 앤 펫(Cash & Pet) 등 다양한 NFT·P2E 게임들을 지속적으로 메인넷에 온보딩해 글로벌 생태계로 확장해 나갈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아직은 성급하다’는 입장이 있다.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위메이드와 비교하기에는 시가총액 차이부터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미투온은 시가총액이 약 2000억 원이고 위메이드는 약 2조 원이 넘는다. 시총 규모 만큼이나 위메이드와 미투온은 사업 규모 차이도 크고 인력, 자본 등 자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대표 게임으로 봐도 미르4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MMORPG인 반면에 포켓배틀스는 캐주얼 게임이다”면서 “미투온이 최근 하는 가상자산 사업을 보면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보이지만 잘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포켓배틀스를 직접 해보니 P2E 게임 중에서는 재미있는 편은 맞았다. 다만 P2E 요소가 없다면 이 게임을 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느낌도 있었다. 초기에는 카드를 모으는 재미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복 버튼 누르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현금을 쓰지 않으면 약 30초 정도 걸리는 단계를 2000번 이상 넘어야 300위 내에 들 수 있다. 클릭하고 지켜보고, 다시 클릭하고 지켜보고의 반복이다.
여기에 10단계를 넘을 때마다 고급 카드 뽑기 기회 등 혜택이 많은 룰렛을 돌릴 수 있는데 이때 광고를 보면 한 번 더 룰렛을 돌릴 수 있어 중간에 광고도 자주 봐야 한다. 과거 정말 재미없지만 코인을 벌기 위해 억지로 하던 P2E 게임에 비하면 격세지감이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게임 자체 재미가 엄청나게 높다고 하긴 어려운 어중간한 매력의 게임이었다.
과연 미투온이 위메이드처럼 주식시장과 대중의 주목을 받을지, 아니면 일부 ‘코인러’에게 눈길을 받는 것으로 끝날지는 이제 출시 초기인 만큼 게임 발전 방향과 앞으로 출시될 게임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손창욱 미투온 대표이사는 “NFT와 게임을 접목해 제대로 된 토큰 경제 시스템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게임 매력도를 높이고, 글로벌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