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19 유행 이후 포르노 중독 치료자 급증…“팬데믹 기간의 스트레스가 사람들 정신 건강 해쳐”
영국에서 가장 큰 섹스 및 포르노 중독 클리닉인 런던의 ‘로렐 센터’는 하루에 최대 14시간 동안 포르노를 시청하는 재택근무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센터의 임상 책임자인 폴라 홀 박사는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게 됐다. 동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연히 포르노를 클릭하는 횟수도 늘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퇴근 후 집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또한 사람들은 밤보다 낮에는 보통 더 충동적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로렐 센터’에는 2022년 첫 6개월 동안만 약 750명의 포르노 중독자들이 새로 등록했다. 이는 2019년 전체 기간 동안 등록한 950명에 비하면 그야말로 급증한 셈이다. 홀 박사는 특히 올 한 해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좀 더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섹스 중독 어나니머스’ 영국 지부는 봉쇄와 팬데믹 기간 동안 겪게 된 스트레스가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악화시키고 포르노 사이트로 사람들을 내몰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섹스 중독 어나니머스 영국 지부 대변인은 “포르노 중독은 수치심에 근거한 질병이다. 우리는 나쁜 감정으로부터 탈출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성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 배경에 대해서는 “이유는 단순하다. 포르노물 관람은 강력하며 쉽게 소비할 수 있다. 알코올이나 마약과 달리 가게를 찾아가거나 딜러를 만날 필요가 없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하드코어 포르노 때문에 공중 보건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특히 우리 젊은이들에게 걱정스러운 일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포르노 중독의 정의는 어떻게 내릴까. 홀 박사는 “성인물을 한 번에 두 시간 이상씩 정기적으로 보는 것으로 느슨하게 정의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포르노 중독은 성적인 자극보다는 해방감이 필요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와 관련, 홀 박사는 “중독은 삶이 불행하고 잘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다”라면서 “때문에 사람들이 생계비를 걱정하게 될수록 포르노 중독률도 계속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유명인들 가운데 포르노 중독에 시달렸던 인물들로는 마이클 더글러스, 콜린 패럴, ‘엑스파일’의 데이비드 듀코브니 등이 있었다.
나는 포르노 중독일까?
포르노 중독에 대한 엄격한 정의는 없지만 평소 주의해야 할 습관들은 다음과 같다.
□혹시 포르노를 끊기 위해 2년 넘게 애쓰고 있는가.
□일주일에 11시간 이상 포르노를 정기적으로 보는가.
□같은 수준의 자극을 받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자극이나 위험이 필요한가.
□스스로 자신의 성적 행동이 통제 불능이라고 느끼는가.
□성적인 행동을 계획하거나, 공상하는 데 몰두하는가.
□당신의 성적 행동이 연애를 하거나 연애를 시작하는 데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당신의 성적 행동이 일이나 공부, 재정 상태, 건강, 친구나 대가족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당신의 성적 행동이 스스로의 가치관과 모순되고 잠재적으로 삶의 목표를 제한하는가.
□포르노에 대한 생각과 감정 때문에 삶의 다른 부분에 집중하기 어려운가.
□포르노 시청 횟수를 줄이거나 그만두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한 적이 있는가.
□스트레스, 불안, 분노, 우울감, 슬픔과 같은 감정이 느껴질 때면 포르노를 더 보게 되는가.
□예전만큼 만족스럽지 못해도 계속해서 포르노를 보는가.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