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이용객들 “시간 지체로 비용 더 지불” 하소연…카카오모빌리티 “내비게이션 품질 향상 노력 중”
카카오는 2015년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택시’(현 카카오T)를 출시했다. 이후 같은 해 내비게이션 앱인 ‘김기사’를 인수해 카카오모빌리티 설립 기반을 마련했고, 2017년 5월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사로 카카오모빌리티를 공식 출범시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카카오T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대리운전, 전기자전거, 버스 등 모빌리티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T 누적 가입자 수는 3000만 명을 돌파했다. 월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이다. 실적도 상승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 지난해 매출은 5465억 원으로 전년(2801억 원) 대비 95% 늘었다. 2020년 13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지만 지난해 126억 원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했다.
모빌리티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 실적 상승에 놀라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택시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실적만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택시 이용 건수는 2억 7404만 건으로 2019년 3억 7561만 건에서 1억 151만 건이 줄어들었다. 서울시 택시 전체 수입도 2019년 3조 5556억 원에서 2021년 2조 6165억 원으로 감소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고정밀지도(HD맵) 등 모빌리티 산업 핵심 영역의 기술 역량을 축적하며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 2월 테크 컨퍼런스 ‘넥스트 모빌리티(Next Mobility) 2022’에서 “미래 기술 개발에 전폭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우수한 기술 역량을 갖춘 국내외 파트너사 및 공급자들과 상생 협력해 미래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시장에서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T에 가입된 택시기사 수는 23만 명 정도다.
카카오T에 가입한 택시기사들은 카카오내비를 이용한다. 2017년 카카오택시가 카카오T로 업데이트되면서 택시 호출 서비스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주차 등 타 서비스를 카카오T에 장착시켜서다. 즉, 카카오T로 승객이 배치돼 탑승하면 택시기사의 카카오T 화면에 카카오내비가 떠 승객이 지정한 장소로 길 안내를 한다. 택시기사는 이 안내를 따라 승객이 지정한 장소로 이동한다. 카카오T 하나만으로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든 셈.
하지만 카카오내비 직간접 이용자들의 볼멘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체되는 우회경로 안내로 카카오내비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나오지만 개선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은 카카오내비가 안내하는 대로 운행하려고 하지만 우회경로 때문에 불만을 표출하는 승객들이 있다”며 “택시기사가 알고 있는 장소에서는 승객에게 ‘더 빠른 길로 가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택시기사가) 아는 길로 이동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포털사이트 카페를 중심으로 카카오T 이용 시 시간이 더 소요되는 카카오내비의 우회경로 안내로 비용을 더 지불했다는 글이 자주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늘 같은 출발지에서 같은 도착지로 이동한다. 보통 요금은 길이 안 막히면 6000원대, 보통 7000원대, 아주 막히면 8000원 초반까지 나오는데 (내비가) 돌아서 가는 쌩뚱맞은 길을 알려주는 바람에 택시비가 1만 원이 나왔다”며 “오늘 아침에도 도착지 바로 앞에서 좌회전만 하면 되는데 고가도로를 타더니 돌고 돌아 9000원이 나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카카오T에 전화했더니 소관이 아니라며 120센터에 전화하라고 했다”며 “카카오T 앱이 일부러 먼 거리 운행해서 택시요금 더 많이 내게 유도하고 많이 나온 요금은 택시기사나 개인에게 책임 돌리는 거 큰일 아닌가요?”라고 덧붙였다.
작성자 B 씨는 “같은 길인데 두 번이나 돌아가는 길로 알려줬다”며 “한 택시기사님은 티맵 틀고 가셨다. 그 기사님에 따르면 카카오내비가 돌아가는 길을 알려줘서 승객들이 불만 제기한 적이 많다고 하더라”라고 언급했다.
기자가 광화문역에서 일요신문i 건물까지 카카오T를 두 번 이용한 결과, 카카오내비가 도착지 뒤편 작은 골목으로 경로를 안내해 시간이 더 걸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타 업체 내비게이션 이용했을 당시 도착지 인근에서 유턴을 통해 쉽게 왔던 거리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품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며 “카카오내비에서 잘못된 경로로 안내한다면 제보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 (해당 창구에) 제보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내비게이션 알고리즘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내비게이션이 ‘실시간 도로 구간 정보’를 얼마나 지니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내비게이션은 GPS(위성위치추적시스템)를 통해 받은 정보로 길을 안내한다. 내비게이션에 부착된 GPS 수신기는 세 개 이상의 GPS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고 자동차의 위치를 기반으로 위도, 경도, 고도 등 3차원 좌표값을 얻는다. 이후 내비게이션에 장착된 전자지도와 매칭 작업을 거쳐 자동차의 현재 위치를 파악한다. 이렇게 파악된 자동차의 위치에 따라 내비게이션은 누적된 도로 구간 정보에 맞춰 경로, 신호, 사고 등 교통량을 파악해 최적의 경로를 제공한다.
즉, 내비게이션 작동 원리, 알고리즘 등의 문제가 아닌 실시간 도로 구간 정보의 질이 완전하냐에 따라 내비게이션 작동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내비게이션 로직(원리) 자체는 모든 (내비게이션) 업체가 같지만 실시간 도로 구간 정보는 업체별로 다르다"며 "내비게이션 실시간 도로 구간 정보를 그때그때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