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연인 관계 터무니없는 거짓말” vs 고소인 “연인 관계 자료 확보…이체 대신 현금 건네”
여배우 A 씨는 불륜 상대로 지목된 50대 남성 B 씨로부터 8월 16일 1억 1160만 원 상당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당했다. 약정금 청구 소송이란 금원 지급의 약정이 존재했다는 요건 사실을 근거로 약정한 금전을 청구하는 소송을 말한다. 약정 사유는 중요하지 않으며 단순히 “돈을 주겠다”는 약정의 사실만 있어도 청구가 가능하다.
B 씨가 소장에 명시한 ‘1억 1160만 원’은 A 씨와 연인 관계였을 때 B 씨가 그를 위해 사용한 돈이다. B 씨는 “결혼을 약속한 여자였기에 A 씨가 요구하는 대로 A 씨의 생활비는 물론 친족의 생활비, 골프 비용 등 금전적인 부분을 모두 책임졌고 차량을 두 번이나 새로 사주기도 했다”며 “2년 가까이 연인 관계였던 동안 제가 쓴 돈을 계산해 보니 총 4억 원 상당이었지만 A 씨에게만 쓴 돈으로 한정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정금’으로 청구된 것은 둘 사이가 파탄 난 뒤 B 씨가 “내가 쓴 돈을 달라”고 요구했을 때 A 씨가 “다 주겠다”고 약정했음에도 이를 차일피일 미뤘기 때문이라고 한다.
B 씨가 밝힌 A 씨와의 인연은 이렇다. 첫 만남은 2020년 6월 초순경 한 골프클럽에서였다. 당시엔 단순한 골프 동료의 관계였지만 같은 해 8월 초 또 다른 모임에서 다시 만난 뒤부터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2022년 7월까지 약 2년 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했다는 게 B 씨의 주장이다.
관계가 깊어지면서 A 씨가 이혼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B 씨는 “2020년 9~10월부터 각자 이혼하고 재혼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저 역시 5년 전부터 부부 관계가 좋지 않아 이혼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고 A 씨도 남편과 오래 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며 “재혼 후 살 집을 구입하는 문제 등도 함께 의논했다. 이 시기 A 씨가 경제 사정이 어렵다고 해 생활비를 제가 대신 내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당시 A 씨가 사용하던 차량도 B 씨가 사준 차량이었다고 했다. B 씨는 “2020년 8월부터 차를 사달라는 이야기를 계속 해서 이듬해 2월 외제 중고차를 한 대 사서 전달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고 불평해서 4개월 만에 또 다른 SUV 차량으로 바꿔주기도 했다”라며 “관계가 파탄 난 뒤 제가 쓴 돈을 돌려 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내자 A 씨가 ‘차를 팔아서 주겠다’고 말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 씨는 A 씨의 결혼 약속을 믿고 2021년 4월 아내와 이혼했다. 그러나 이후 A 씨가 개인 사정을 이유로 남편과의 이혼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2022년 7월 중순경 동생을 통해 이별 통보를 해 왔다는 게 B 씨의 주장이다. B 씨는 “2년 동안 저는 사실상 A 씨의 가족이었다. 제가 사랑하는 여자였고, 결혼할 여자였기에 그의 가족들에게도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가 이런 식이라는 게 너무나도 참담할 뿐”이라며 “관계를 끝내되 받아야 할 것은 받겠다는 것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오히려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 있어 결국 소송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B 씨가 A 씨에게 사용했다고 주장한 금액은 이렇다. △골프용품 및 골프장 이용료(2360만 원) △차량 구입비 및 수리비(4200만 원) △생활비 명목 차용금(3000만 원) △A 씨 동생에게 빌려준 차용금(1000만 원) △휴대폰 구입비 등 기타 비용(600만 원) 등이다. B 씨는 2022년 7월 29일 처음으로 A 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이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고, A 씨 역시 9차례에 걸쳐 “돈 지금 줄게” “만나서 줄게” 등의 문자와 통화로 갚을 의사를 명확히 밝혔으나 2022년 9월 현재까지 한 푼도 갚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A 씨로부터 흉기 협박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B 씨는 “형사고소까지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8월에 있었던 흉기 협박 때문이었지만 사실 그보다 한 달 전에도 같은 사건이 있었다”라며 “7월 중순경에도 저와 싸우다가 자해 협박을 했고, 8월 14일에 저희 집에 찾아와 소 취하를 강요하며 ‘이 자리에서 너 죽고 나도 죽자’라며 흉기를 휘두르며 협박한 사실이 있다. 저 역시 굉장히 두려웠던 상황이었기에 A 씨에 대한 접근금지명령 신청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B 씨는 8월 23일 특수협박 혐의로 A 씨를 형사고소한 상태다.
B 씨의 주장에 대한 A 씨의 입장은 어떨까. A 씨는 “현재 민사소송 중이기에 모든 입장은 소송이 끝난 뒤에 밝히고자 한다. 다만 B 씨가 주장하는 모든 것은 거짓이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으며 연인 관계라는 것도 터무니없는 말이다. 제 가족을 앞세워 협박하는 등 저 역시 관련 증거가 다 있다”라며 “오히려 제가 B 씨에게 돈을 빌려준 일은 있는 반면 저는 B 씨에게 아예 돈이나 금품을 받은 적 자체가 없다. 저 역시 B 씨에 대한 명예훼손 등 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B 씨는 “계좌 이체가 아니라 현금으로 돈을 줄 것을 요구해 와 생활비 등은 모두 현금으로 건넸던 것인데 그것을 두고 증거가 없으니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건 말도 안 된다”라며 “저는 이미 연인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확보한 상태고 이를 공개할 수도 있다. 약속을 지켰다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건 그저 남녀 문제가 아니라 제 목숨을 건 문제다. 저는 이미 다 잃었고 현재도 A 씨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모든 걸 다 각오하고 밝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씨는 9월 넷째 주에 이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