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앞두고 있는 ‘소방관’ ‘빌런즈’에도 민폐 이만저만 “수백억 원 날릴 판”
앞서 지난 25일 곽도원이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실이 전해졌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곽도원은 25일 오전 5시께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에서 애월읍 봉성리까지 약 10km에 달하는 거리를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했다.
당시 곽도원은 봉성리 도로 위에 자신의 SUV를 세워 둔 채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렸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경찰 조사에서도 그는 한림읍에서 애월읍까지 직접 차를 운전해 이동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곽도원은 2018년 연극영화계에 들끓었던 '미투' 폭로에서 가해자로 지목되기도 했었다.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한 익명의 네티즌이 "연희단(극단)에 있고 지금은 영화판에서 잘 나가는 ㄱㄷㅇ 씨가 7~8년 전 저를 비롯해 여성들에게 성적 발언을 일삼았다"는 취지로 폭로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곽도원의 즉각적인 반박이 이어졌다. 곽도원 측은 "피해자가 주장한 7~8년 전에는 곽도원이 극단에서 활동하지 않을 때이며 영화 '황해'를 찍고 있던 시점이었고, 연희단거리패에서는 11년 전에 퇴단해 그 이후로 연극을 진행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글 작성자 역시 진위여부가 논란이 되자 글을 삭제하고 자취를 감췄다.
문제는 이 이후에 발생했다. 연희단거리패의 전 대표이자 연극영화계 미투 운동의 도화선으로 꼽혔던 이윤택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곽도원과 당시 그의 소속사 대표였던 임사라 변호사에게 '꽃뱀'으로 몰리게 됐던 것. 당시 임 대표는 곽도원의 연극계 후배이기도 한 해당 피해자 4명이 "피해자 17명 중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건 우리 넷뿐이니 우리한테만 돈을 주면 된다"고 곽도원에게 금품을 요구했고, "너도 우리 한 마디면 끝나"라는 식의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의) 목소리, 말투만 들어도 이건 소위 꽃뱀이구나 알아 맞힐 정도로 촉이 생겼다. 안타깝게도 (피해자들을 보고) 촉이 왔다"는 내용이 담긴 글을 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해당 문장을 수정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피해자들과 곽도원, 임사라 변호사 간의 지리멸렬한 반박과 재반박만 이어졌을 뿐 뭐 하나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것은 없었다. 곽도원 측이 피해자들의 협박 내용을 녹취한 것이 있다며 제출한 녹취록이 오히려 편집 및 재가공됐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진위 여부 논쟁이 붙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들의 관심이 사그라지며 흐지부지됐을 뿐이다. 앞선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미투 폭로에 즉각적이면서도 신사적인 대응을 함으로써 '미투 보살'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곽도원의 이름에 다시 먹칠을 하게 된 것도 이 일의 영향이 컸다.
이후 잠잠하던 곽도원은 2020년 스태프 폭행 사건으로 또 한 번 연예면과 사회면을 오르내린다. 영화 '소방관' 촬영 후 모인 술자리에서 영화 스태프를 폭행했다는 이야기가 불거져 나온 것. 이에 곽도원 측은 "스태프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언쟁이 오갔고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지만 폭행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일단락 지었다.
그런 와중에 또 터진 것이 이번 음주운전 사태다. 이번엔 단순한 구설이 아니라 경찰에까지 입건되는 사건으로 번진 만큼 이전처럼 소속사를 앞세운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앞서 '나 혼자 산다' 등 예능 프로그램으로 푸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면모를 보여주며 논란을 희석해 왔던 그가 실제 범법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으니 돌아선 대중들의 마음을 달래긴 어려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곽도원의 문제로 인해 공개를 앞두고 있던 작품들도 타격을 입게 됐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어렵게 제작을 마쳤던 곽경택 감독의 영화 '소방관'은 개봉 전에 터진 주연 곽도원의 논란으로 또 다시 기나긴 대기열에 서야 할 판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 역시 16부 촬영을 모두 마치고 공개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를 맞았다. 유지태와 함께 주연을 맡고 있는 곽도원의 분량을 죄다 들어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 2023년 공개 예정이었던 일정을 연기하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나온다.
곽도원의 소속사 마다엔터테인먼트는 음주운전 보도 후 공식입장을 내고 "이유를 불문하고 곽도원 씨와 소속사는 변명의 여지없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곽도원 씨를 지켜봐주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함께 일하는 많은 관계자 분들께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속히 방법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곽도원은 지난해 9월 출연한 문화체육관광부의 '디지털성범죄 근절' 공익광고에 대한 위자료도 물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서상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따른 것으로 이에 따라 문체부와 곽도원의 소속사는 관련 절차를 논의 중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