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골프연맹회장배 지켜보니 어린 선수들 맞나 싶을 정도로 실력도 매너도 향상” 평가
윤이나 사태에도 부정행위는 지속되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샷이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자 새 볼을 꺼내 플레이를 이어가다 적발당하는 사례가 나온 것이다.
'골프계 도덕 불감증'이 우려를 낳고 있다. 반면 지난 27일 개막한 '제19회 일요신문 골프꿈나무대잔치 한국초등학교골프연맹회장배 전국학생골프대회'에 참가한 꿈나무들은 자신만의 소신을 밝혀 앞날을 밝게 했다. 대회 상위권에 입상한 한 학생은 "내 플레이만 착실하게 하려고 노력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정정당당하게 플레이하려고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학생의 학부모는 "초등 골프에서도 상대 멘털을 흐트려 놓는다든가 스코어까지 속이는 부정행위가 많다. 우리 아이는 경쟁자들 신경 안 쓰고 대회에서 정정당당하게 평소 연습하던 대로만 하고 나오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에 참석한 또 다른 학부모는 "초등 골프에도 지저분한 상황들이 없지 않다. 많은 학생들이 대회에서 포인트를 획득해 국가대표 상비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그렇다보니 부정행위가 나오기도 한다"며 "초등학생 때부터 그런 장면을 빈번하게 보며 자라다보니 프로 무대에서도 안 좋은 사건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생은 꿈나무들이다. 나중에 골프 선수가 아니라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즐겁게 골프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로지 성적만 바라보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했다.
김정남 대회 심판위원장은 “어린 시절부터 훈련뿐 아니라 예절 교육, 룰 교육도 중요하다”며 “지난 10여 년간 초등대회를 봐왔는데 골프 매너 등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학부모님들도 마찬가지다. 프로투어에서도 갤러리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초등대회에서 학부모들의 관전 에티켓도 점점 성숙해지고 있다. 학부모님들이 성숙해지다보니 선수들의 교육도 잘 이뤄진다고 본다. 현재의 방향성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고현보 캐디는 “여러 해 이 대회를 보면서 선수들의 실력도 향상되고 있고 룰 숙지, 매너도 좋아지고 있다. 때로는 초등학생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성=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