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알린다더니 일식으로 돈벌이”
▲ ‘TV 맛집 프로’ 고발 영화를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는 김재환 감독. 위 작은 사진은 영화 <트루맛쇼>가 관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
▲ 경력 의혹을 받고 있는 에드워드 권. |
영화 <트루맛쇼>는 김 감독이 제작하는 ‘미디어 3부작’ 1부이며 2부는 의사 변호사 등 방송 출연 전문가 고발 다큐멘터리 영화다. 다만 방송 출연 전문가를 다룬 2부를 올해 개봉하진 않는다고 한다. 결국 영화 개봉을 앞두고 홍보 이벤트로 기고한 글은 아니라는 것.
“<트루맛쇼>를 제작하며 방송 출연 전문가 관련 2부도 함께 준비해서 어느 정도 진행했다. 의사들을 중심으로 다룰 예정인데 의사 사회에서 반응이 대단했다. 특히 방송 출연과 무관한 의사들은 ‘빨리 개봉하라’며 엄청난 격려를 보내줬다.”
영화 <트루맛쇼>에서 김 감독은 직접 식당을 차린 뒤 브로커를 통해 방송사에 홍보비를 보낸 뒤 실제로 해당 식당이 SBS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과정을 몰래카메라 기법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김 감독은 2부에서도 과감한 설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짜 의사를 방송에 출연시킬 계획이다. 암이나 뇌졸중 등 전문 분야를 정해 충분한 교육을 시킨 뒤 브로커를 통해 홍보비를 내고 방송에 출연시키는 거다. 실제 의사도 아닌 사람마저 홍보비만 내면 분명 방송에서 ‘관련 분야 전문의’로 소개될 것이다.”
이런 경우 소송을 당할 위험성도 있지 않을까. 이미 김 감독은 <트루맛쇼>를 통해 상영금지가처분신청과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린 바 있다.
“검토해본 결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짜 의사의 방송 출연은 미디어의 폐단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일 뿐이니. 행여 그 가짜 의사가 실제로 의료 행위를 하면 문제가 달라지겠지만 영화 제작이니 그럴 일도 없을 것이다.”
맛집 소개 프로그램 이면에 브로커가 있다면 의사 등 전문가의 방송 출연 이면에는 홍보 대행사가 있다. 홍보비도 비싸다. 맛집이 한 프로그램 당 700만~1000만 원가량의 홍보비를 내지만 전문가 출연에는 수천만 원대가 오간다.
“그 부분이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어떤 의사가 동료 의사들한테 8000만 원 내고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고 자랑하고 다녔다는 얘긴 들었다. 다만 홍보 패키지 계약이 많아 8000만 원이 방송 출연 대가인지 패키지 금액인지는 잘 모르겠다. 병원이나 의사 홍보는 ‘방송 출연 1회, 지면 매체 기사 2건, 파워 블로그 3건’ 등의 패키지 형식으로 홍보 대행사와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제작에 돌입하면 구체적으로 알아볼 계획이다.”
그렇다고 결코 큰돈은 아니다. 몇몇 의사가 방송에 출연한 뒤 얻은 유명세로 큰돈을 벌어 강남에 빌딩을 샀다는 얘기가 의사 사회에서 회자되는 세상이다. 다만 김 감독이 관련 영화를 제작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의사들이 홍보비를 내고 방송에 출연하는 사례가 급감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이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성과는 이뤄낸 것이라고 자평했다.
“요즘 보면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소속의 유명한 의사 분들이 많이 출연한다. 물론 정말 전문가인 분들이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분들 사이사이에 돈 내고 출연하는 전문가들이 문제다. 맛집 소개도 정말 유명한 맛집을 소개하는 사이사이에 홍보비 받은 식당을 끼워 넣는다. 그래야 효과가 더 크니까. 어떤 이들은 방송 출연으로 얻은 이미지를 통해 스타가 되기도 한다. 스타가 된 전문가들은 자신에게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준 미디어까지 좌지우지한다. 정말 어이없는 상황 아닌가.”
김 감독은 ‘미디어 3부작’을 통해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미지가 블랙마켓을 통해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현실과 함께. 이로 인해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도 많이 힘들어지고 주변에서 말리는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트루맛쇼> 이후에도 맛집 소개 프로그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왜 나만 손해 보는 일을 하느냐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 나라고 뭐 대단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인데 아무도 하지 않아 내가 할 뿐이다.”
김 감독은 방송 출연 전문가를 다룬 ‘미디어 3부작’ 2부가 아닌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를 올해 개봉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영화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소재가 정치적인 사안이라고만 밝힐 뿐이다. 단 <트루맛쇼>보다 훨씬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점점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