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민 의원, “스토킹 범죄자도 전자발찌 채우겠다는 법무부, 관리감독 강화해야”
특정범죄인 성폭력, 유괴, 살인, 강도 등의 범죄를 저지른 특정사범의 전자발찌 부착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7년 2981명이던 특정사범 전자감독 대상자는 2022년 7월 기준 3298명으로 늘어났다. △성폭력 △유괴 △살인 △강도 등 모든 유형에서 증가추세를 보였다.
전자감독 대상자 수가 증가하는 만큼 전자발찌를 착용하는 동안 지켜야 할 준수사항을 위반한 건수도 늘어났다. 2017년 1만 36건이던 준수사항 위반은 2021년 1만 3704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야간 또는 아동 통학시간대 등 특정시간대 외출을 제한하는 외출금지 준수 위반은 3217건에서 6239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자감독 대상자가 피해자 등 특정인에게 접근해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우는 147건에서 856건으로 5.8배나 증가했다. 이밖에 금지된 특정지역, 장소에 출입하거나 주거지역의 제한을 어긴 출입금지 위반도 매년 평균 6859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 대상자의 면밀한 관리를 위해서는 전자발찌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런데 전자발찌 훼손 사례는 해마다 발생해 최근 5년간 연 평균 17.4건의 전자발찌가 훼손됐다.
법무부는 2008년 실리콘 재질의 전자발찌 도입 후 총 6차례에 걸쳐 재질을 강화했다. 2020년에도 훼손 방지를 위해 얇은 철판 7개를 삽입해 더 단단한 전자발찌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2021년에도 19개의 전자발찌가 훼손되는 등 재질을 강화했음에도 전자발찌 훼손을 막지 못했다.
전자감독 대상자의 준수사항 위반사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법무부의 전자감독 자료 구축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 전자감독과는 기동민 의원실이 요구한 ‘전자감독대상자의 주요 위반 현황’ 자료에 전자감독대상자의 ‘시·도별 현황’, ‘위반내용’, ‘조치내용’ 등을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최근 법무부는 스토킹범죄의 재범 방지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8월 17일 스토킹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에게 검사의 청구와 법원 판결로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내용의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통계자료도 작성·관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리 대상 규모만 늘어나면 전자감독시스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자감독제도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력 부족도 계속되고 있다. 전국 보호관찰소 현장에서 관리하는 전자감독 인력은 7월 말 기준 418명이다. 직원 1명이 약 18명을 감독해야 한다.
전자감독 대상자의 효율적인 관리·지원을 위해 보호관찰관 인력을 2021년에 101명, 2022년에 80명 증원했다. 법무부는 전자감독제도의 기능 강화를 위해 신속수사팀 및 1:1 전자감독대상자 확대, 고위험군 전담제를 전면 시행하는 등 맞춤형 관리 체계 확립을 시행 중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 증원은 행안부에서 받아주지 않아 2023년 법무부 예산안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기동민 의원은 “전자감독 대상자의 준수사항 의무위반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전자감독 관리 주무 부처인 법무부가 전자감독대상자의 주요 위반 현황 관련 기본 데이터베이스조차 구축하지 않는다면, 향후 제도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선행 작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스토킹 범죄자를 전자감독 대상으로 추가할 경우 현행 감독 체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지부터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