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삼 브랜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해…칼 아이칸 사태와 달라”

이상현 FCP 대표는 “이번 기회에 거버넌스를 제대로 정비해 세계 5대 담배회사 KT&G에 걸맞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주가는 현재의 2배, 향후 5배까지도 오를 수 있다”며 “다른 KT&G 주주들과 권리행사 등 다양한 협의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다자산운용도 지난 2일 KGC의 인적분할 상장을 제안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KT&G에 발송했다. 안다자산운용은 “KT&G의 주가 수준은 2007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2007년보다 약 30% 하락한 상황”이라며 “이번 제안은 이런 만성적인 저평가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안다자산운용은 “KT&의 담배사업 부문 가치는 약 5조 5000억 원인데 현금성 자산을 고려하면 현재 KT&G의 시가총액에는 KGC의 지분가치가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KT&G의 인삼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KGC를 분할 상장하고 KGC 인삼 제품의 이미지를 리브랜딩 하면 젊은 소비자뿐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외연을 크게 확장할 수 있다”며 “특히 글로벌 시장 규모가 약 70조에 달하는 에너지드링크 시장에 진출한다면 KGC 단독으로 2027년까지 매출 5조 원, 기업가치 18조 원 수준의 회사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KT&G는 2006년 칼 아이칸 사태 이후 약 16년 만에 처음 사모펀드의 공세를 받게 됐다. 당시 칼 아이칸은 KT&G 지분 6.59%를 확보해 KT&G를 압박하며 담배와 인삼부문 분리 및 인삼사업 부문 확대, 배당금 증액,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했다. KT&G는 일부 제안을 수용했고 이후 칼 아이칸은 1년 만에 700만 주 가까이를 팔아치워 15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
하지만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FCP와 안다자산운용은 ‘착한 주주행동주의’를 앞세우고 있고 기업가치 올리기가 목표라는 것이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KT&G가 성장하고 주가가 오르는데 이보다 더 좋은 게 있겠나”라며 잇단 주주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심혜섭 변호사(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언론홍보분과부위원장)도 “KT&G는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대표적 기업으로 지배주주가 없기에 모범적인 거버넌스를 보여줄 여지가 더 높은데도 담배와 인삼을 한꺼번에 하고 있어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고, 이는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잇단 주주제안은) 의미 있는 주주들의 요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 변호사는 또 “FCP에 이어 안다자산운용도 같은 요구를 한 것은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울프백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며 “특정 행동주의 펀드가 캠페인 중인 기업에 또 합류해 협상력과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행동주의펀드는 주식 매수를 통해 특정 기업의 주요 주주로 등재된 후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기업 및 보유 주식 가치 상승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규모나 숫자, 업력이 작아 그동안 이런 전략을 흔히 볼 수 없는데 이번에 그런 시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KT&G 관계자는 “주주들의 의견 제시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법률적 검토를 위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