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코이엔티 측 “연쇄 피해 입히고도 사과 X, 추가 고소 진행할 것”
초록뱀이앤엠 측이 모코이엔티와 마운틴무브먼트 등을 상대로 낸 계약무효 소송 첫 변론기일에서 초록뱀이앤엠 측은 기존 주장인 "콘서트 출연료 미지급 및 계약불이행에 따른 계약 해지"의 정당성을 재차 주장했다. 반면 마운틴무브먼트와 모코이엔티 측은 "계약금과 출연료는 이미 지급했고 오히려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쪽은 김희재 측"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초록뱀이앤엠 측은 "피고 모코이엔티 측이 김희재 씨가 처음부터 공연할 의사 없이 출연료를 받았다는 식으로 기만해 사기죄로 고소한 상태"라며 "피고는 기한 내에 나머지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으며, 계약에 따른 중화권 매니지먼트 건은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모코이엔티와 마운틴무브먼트 측은 "이미 중화권 매니지먼트로 발생한 매출을 지급했기 때문에 이는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앞서 김희재는 지난 7월 9일부터 8월 7일까지 총 8차례에 걸친 전국투어 콘서트가 예정돼 있었으나 모코이엔티 측이 계약상 지급하기로 돼 있는 5회분 분량의 출연료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연계약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콘서트를 취소했다. 반면 모코이엔티 측은 이미 3회분 출연료를 입금한 상태에서 나머지 잔금 지급을 약속했으나 김희재가 공연 연습에 단 한 차례도 참여하지 않았고 공연에 필요한 자료 조차 주지 않아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김희재가 계약이 이행되고 있던 기간에도 콘서트 홍보를 거절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모코이엔티에 따르면 김희재 측은 콘서트 10일 전에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한편, 한달 뒤인 8월 15일 무료 콘서트를 열었다. 당초 김희재가 콘서트 홍보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팬들의 '보이콧' 탓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김희재의 팬들은 잦은 콘서트 스케줄로 김희재가 가수로서 앨범 활동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콘서트를 보이콧할 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김희재의 스케줄 문제 등을 이유로 콘서트 보이콧 운동이 벌어졌고 가수 역시 이를 우려하고 있었음에도 콘서트 취소 한 달 만에 새로운 콘서트를 열었다는 것을 모코이엔티는 지적했다.
24일 모코이엔티는 공식입장을 내고 "최근 김희재와 초록뱀이앤엠을 상대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4시간에 걸친 대질조사를 마쳤다"라며 "모코이엔티와 김희재측과의 공연 계약은 2022년 7월부터 2023년 7월까지 1년간으로 초록뱀·김희재·모코이엔티 3자간 계약임에도 1회 행사 10일전 내용증명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8월15일 무료콘서트(행사)에서 13곡의 무대를 선보이며 초록뱀과 김희재 측은 경악스러운 대응을 했다"라고 전했다.
이를 지적하자 김희재와 초록뱀이앤엠 측은 대질조사에서 "가요업계에서 행사는 13곡을 부르는 게 관례이고 콘서트는 20곡을 부른다"라며 해당 공연이 단순한 행사일 뿐 '콘서트'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팬들은 모코이엔티와 함께 한 전국투어 콘서트를 보이콧한 것이고 '무료 행사'는 보이콧한 것이 아닌 만큼 행사 진행에 어떤 문제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모코이엔티 측은 "초록뱀과 김희재 측은 당시 친한 후배 회사에 부탁해 7월 15일 블루스퀘어(행사 장소) 계약 체결, 김희재 (가수) 계약 체결, 연출 회의, 연습을 진행했고 3번 정도 연습 후 무대에 올랐다는 궤변으로 답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콘서트 계약 해지 통보 후 행사까지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된 점,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던 동안에도 연습과 홍보에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던 김희재가 해당 행사에만 적극적으로 임한 점을 들어 "애초부터 계약에 따른 콘서트를 할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게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초록뱀이앤엠 측은 소속사와 김희재가 모코이엔티의 콘서트에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근거로 한 번의 콘서트 포스터 촬영과 연출 회의 2회를 진행했다는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의 콘서트에 앞서 2021~2022년 3월까지 진행된 첫 번째 콘서트에선 녹음과 연습, 연출회의까지 약 20여 회 준비한 내용이 발견됐다.
모코이엔티 측은 "첫 번째 콘서트 기간은 김희재가 드라마 촬영 중이었기 때문에 모코이엔티에 콘서트 스케줄을 넘겨 일정 조정을 부탁했었다"라며 "모코이엔티는 드라마 스케줄을 조정하며 김희재의 첫 번째 콘서트를 도와줬고, 이에 대한 증거를 (경찰에) 제출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희재의 콘서트 참여 및 홍보 소홀을 지적하자 초록뱀이앤엠 측이 김희재에게 책임을 돌렸다고도 밝혔다. 모코이엔티 측은 "2022년 5월부터 모코이엔티와 진행한 김희재 콘서트에는 가수가 단 한 번도 직접 홍보를 한 적이 없었다"라며 "이에 대해 초록뱀이앤엠 측은 '수차례 김희재에게 (홍보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라고 얘기했다. 3자 계약자인 김희재에게 그 책임을 넘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희재는 당시 '양 사가 빠른 대화를 하셔서 김희재의 멋진 무대를 보여줄 수 있도록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모코이엔티와 주고 받았다"라며 "김희재의 메시지 내용으로 미뤄볼 때 두 번째 콘서트는 처음부터 가수가 아닌 초록뱀이앤엠이 진행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모코이엔티 측은 "이 지점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 건을 이어갈 것"이라며 "사건에 대한 진실한 사과와 인정을 원했지만 법에 의존해 금원을 갈취하고 많은 연쇄적인 피해를 일으키고도 사과 한 마디 없었다. 이 사건에 추가해 블루스퀘어와 김희재의 행사를 진행한 공연기획사, 김희재, 초록뱀이앤엠의 강 아무개 부대표를 사기 혐의로 다시 고소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