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목적도 쿠팡 ‘인프라 구축’ 당근마켓 ‘수익구조 변화’…지역 커뮤니티 특성 살린 B2C 서비스 도입 제안

이용자 수도 충분히 확보됐고, 매출도 꾸준히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2019년 72억 원, 2020년 134억 원, 2021년 352억 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벌어 들이는 돈에 비해 쓰는 돈이 많다. 당근마켓의 지난해 영업비용은 약 608억 원으로 전년 251억 원에서 2배 이상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근마켓은 영업비용을 늘려가며 인력, 사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
당근마켓이 적자 구조를 유지하면서 경영하는 모습이 쿠팡과 비슷해 보일 수 있다. 쿠팡도 매년 적자 구조에서도 꾸준히 투자를 감행, 올해 3분기 8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당근마켓의 행보가 쿠팡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쿠팡 사례와 다르게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종우 연성대 유통물류학과 교수는 “당근마켓의 적자도 계획적인 적자지만 쿠팡과는 다르다”며 “쿠팡의 적자는 치열한 리테일 이커머스 시장을 점유하려는 목적이고, 당근의 적자는 수익 구조를 바꾸려고 하는 적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점유율은 네이버쇼핑 17%,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11번가 7% 순으로 큰 차이가 없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비슷해 쿠팡이 점유율을 더 올리기 위해 적자를 감수한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반면 당근마켓은 경쟁플랫폼이 있긴 하지만 업계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사실상 독주체제다. 지난해 기준 중고거래 앱 중 당근마켓의 점유율은 93%다. 따라서 당근마켓은 수익구조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적자라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당근마켓에는 쿠팡보다 카카오의 사례가 더 어울린다는 조언도 있다. 서용구 교수는 “카카오가 카카오톡이라는 무료서비스를 시작하고 다른 유료 서비스로 확장한 것처럼 카카오를 벤치마킹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무료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카카오커머스와 같은 유료서비스까지 확장해나갔다. 유료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에도 카카오톡이 무료 서비스로 유지되는 것처럼 당근마켓도 중고거래 서비스는 지금처럼 무료로 유지하되 유료 서비스를 차차 도입하는 방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서 교수의 설명이다.
지역 커뮤니티라는 특성을 잘 살려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서비스를 수익모델로 확대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종우 교수는 “당근마켓은 C2C 구조라서 수수료를 받기 어려운데 B2C 서비스를 지역 특성에 맞게 활용해 수익모델을 확대하면 좋을 듯하다”며 “예를 들어 지역 인터넷 가입할 때나 특정 지역을 관광하면서 렌트카나 식당 예약을 할 때 당근마켓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B2C 서비스를 도입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당근마켓은 서비스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중고거래 시 수수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나오지 않는 이상 수수료가 없는 상태로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마켓 광고를 이용하는 광고주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지난해 대비 올해 광고주가 70%가량 늘었다”며 “올 연말까지 포함하면 증가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비즈니스 다각화와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가장 효과적인 로컬 마케팅 채널로서 광고 등 비즈니스 솔루션과 기술을 고도화해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시도들이 모여 수익성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민주 기자 lij907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