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 내쉬 65년째 승무원으로 일해 기네스북 등재
미국의 베트 내쉬(86)가 처음 승무원의 꿈을 키웠던 건 1950년대 초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였다. 당시 10대 소녀였던 내쉬는 비행기 안에서 일하고 있는 승무원들의 모습을 보고는 홀딱 반하고 말았다. 당시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내쉬는 “승무원들의 세련된 외모와 우아한 매너에 반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1957년, 내쉬는 그토록 꿈꾸던 승무원이 됐다. 지금은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된 이스턴 항공이 그의 첫 직장이었다. 그로부터 65년이 지난 현재 내쉬는 놀랍게도 아직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한 승무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는 그는 그야말로 항공업계의 산증인이다.
내쉬가 처음 승무원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을 때와 지금은 많은 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항공권 예약을 따로 할 필요가 없었으며, 승객들은 심지어 탑승하기 전에 자동판매기를 통해 생명보험에 가입해야 했다. 또한 당시 승무원들은 무조건 미혼이어야 했다. 결혼을 하는 순간 회사를 나가야 했다. 내쉬는 “내가 정말 남자와 함께 살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회사 측에서 깜짝 가정 방문을 실시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몸무게 검사도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내쉬는 승무원으로 일하는 데 대해 자부심을 느꼈다. 무엇보다 일이 재미있었다고 말한 내쉬는 “승무원은 나에게 완벽하게 맞는 진로 선택이었다.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마음껏 베풀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덕분에 내쉬를 좋아하는 단골 승객들도 많다. 한 승객은 “나는 1년에 수십만 마일을 여행한다. 그런데 가장 기분 좋은 여행은 내쉬가 탑승했을 때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쉬는 80대 중반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은퇴할 계획이 없다. 그는 “건강이 허락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체력이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있겠는가. 나는 여전히 일하는 게 즐겁다”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출처 ‘ABC7’.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