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스페인 사이 ‘꿩섬’ 양국 공동주권 기구한 운명에 놓여
국경이 바뀌는 때는 매년 2월과 8월이다. 2월에는 스페인의 산 세바스티안 지역의 관할이 되고, 8월이 되면 다시 프랑스 바욘 지역으로 주소가 바뀐다.
이 섬의 이런 기구한(?) 운명은 1648년 30년 전쟁이 끝나면서 시작됐다. 당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스페인과 프랑스 두 나라 간의 협상이 벌어진 곳이 바로 이 섬이었다. 3개월가량 진행된 협상 기간 동안 양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각자의 군대를 비다소아 강 양쪽에 집결시켜 놓았다.
협상 끝에 꿩섬은 두 나라의 공동 주권하에 놓이게 됐으며, 이로써 이 섬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콘도미니엄(여러 국가가 공동으로 주권을 행사하는 지역)이 되었다. 그리고 양국의 평화를 위해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펠리페 4세의 딸인 스페인의 마리아 테레지아 공주와 이 작은 섬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행사도 열었다. 현재 섬 한가운데는 역사적인 협정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다만 일반인들의 접근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아무런 기능은 하지 못하고 있는 버려진 섬에 다름 아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