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전체 계약 마무리 못해…“3년간 적용돼 올 시즌만 보고 계약 어려워” vs “인상 불가 핑곗거리”
KBO리그는 2023년부터 선수단 연봉 총액이 114억 2638만 원을 넘기면 제재를 받는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로 인해 여기저기서 연봉 협상과 관련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수도권의 한 팀은 많은 선수들과 연봉 협상을 매듭짓지 못했다는 소문이 나도는 중이다. 그동안 연봉 협상 때마다 잡음이 많았던 팀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강도가 역대급이란 말이 들릴 정도다.
샐러리캡 제도는 일단 2025년까지 3년 동안 적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2023시즌만 보고 계약하기 어렵다. 샐러리캡을 1회 초과하면 초과분의 50%를 제재금으로 내고, 2회 연속 초과하면 초과분의 100%를 제재금으로 내고,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구단들은 제재금보다 1라운드 지명권을 잃는 걸 두려워한다.
수도권의 베테랑 투수인 A 선수는 “구단과 연봉 협상을 할 때마다 샐러리캡을 거론한다”며 “샐러리캡이 연봉을 올리지 못하는 중요한 핑곗거리가 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투수 B도 에이전트 통해 구단과 몇 차례 연봉 협상을 가졌지만 샐러리캡이 꽉 차서 연봉을 올리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샐러리캡이 선수의 사기와 의욕을 저하시키는 제도라며 볼멘소리가 한가득이다.
통합 우승팀인 SSG는 2명의 베테랑 선수와 연봉 계약을 맺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시리즈 MVP인 김강민과 선발,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노경은이다. SSG가 김강민에게 제시한 연봉은 2022시즌에 받은 1억 6000만 원에서 동결한 금액이다. 한국시리즈 MVP는 우승 보너스로 예우해주지만 연봉은 정규시즌 성적(84경기 타율 0.303 5홈런 54안타 18타점)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게 구단의 입장이다. 반면 선수는 한국시리즈 우승의 가치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연봉 협상은 에이전트가 나섰는데 곧 김강민이 직접 구단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노경은은 2022시즌을 앞두고 SSG와 연봉 1억 원과 옵션 달성에 따른 인센티브 1억 원에 계약한 바 있다. 노경은은 2022시즌 41경기 12승 5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단 12승에는 선발승이 5승, 구원승이 7승이다. 연봉 인상 요인은 확실하지만 인상율에 대한 의견 차이로 사인에 이르지 못했다. SSG는 조만간 두 선수와도 연봉 협상을 매듭짓겠다는 입장이다. 입장 차이가 있지만 대화를 통해 충분히 좁혀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봉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없다. 구단은 물론 선수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그 전에 협상을 끝내려 한다. 가장 먼저 재계약 대상자 전원 연봉 협상 완료를 발표하는 팀은 어디일까.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