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명 하마평 속 당대표 후보와 합종연횡 관심…신혜식·김세의도 출마 채비, 전광훈 조직표 업는 자 누구?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은 4인과 청년최고위원 1인 등 총 5명을 선출하게 된다. 룰 개정으로 인해 당원투표 100%로 치러진다. 현역 중에는 10명이 넘는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윤석열 대선 후보 시절 수행실장이었던 이용 의원 출마가 유력하고,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 간사단인 김정재 박수영 의원도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선인 박성중 송석준 이만희 정점식, 초선인 서정숙 양금희 유상범 최승재 태영호 의원 등도 최고위원 도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친윤계로 분류된다.
비윤 진영에선 강대식 김웅 허은아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를 저울질 중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에는 비례대표 의원과 서울 강남3구, 대구·경북(TK)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많이 거론된다. 내년 총선을 지휘하는 지도부에 입성해 안정적 공천을 받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차기 총선에서 강남3구나 TK 등 국민의힘에 유리한 지역구에 검찰 사단 등 본인 측근들을 공천해 국회에 대거 입성시키려 한다는 전망이 계속 나온다. 그러다보니 해당 지역구의 현역 의원들은 공천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지도부에 들어가면 차기 총선 공천에서 떨어뜨리기 쉽지 않다. 이에 지도부에 입성해 다음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준석 지도부 시절 임기를 마치지 못한 조수진 의원, 김재원 정미경 김용태 전 최고위원도 재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일요신문에 “이번 전대에서 최고위원에 재도전한다”며 “상황을 보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의 경우 “긍정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청년최고위원이 아닌 최고위원 도전도 고려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만 45세 이하 청년최고위원 한 석을 두고도 경쟁이 치열하다.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지난 1월 5일 이미 출사표를 던졌고, ‘탈북민 출신’ 지성호 의원 역시 출마를 선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가람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기획위원과 장제원 의원 보좌관 출신 김영호 변호사도 도전 의사를 밝히고 출마선언을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극우 성향 유튜버들도 최고위원 선거 출마 의지를 밝혔다.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 등은 이미 출마 채비를 마쳤다. 이들은 전대 룰 개정을 통해 당원투표 100%로 선출 방식이 바뀌면서 강성 여권 지지층 표심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 출신으로 현재 당대표에 출마한 강신업 변호사도 최고위원 선거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처럼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후보군이 풍성해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흥행에 파란불이 들어왔다고 반색하고 있다. 여기엔 최고위원 위상이 높아진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2022년 9월 이준석 당시 대표를 쫓아내는 과정에서 개정된 당헌에 따라 최고위원 역할이 중요해졌다. 현 당헌에는 ‘당대표 궐위’ 조건에 최고위원 5명 중 4명 사퇴라는 조건이 신설돼 있다. 이에 따라 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원 4명이 의견을 모으면 지도체제를 무너뜨리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다.
이에 전대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 간 합종연횡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앞서의 여권 관계자는 “지도체제가 흔들리지 않으려면 새 당대표는 자신에 우호적인 최고위원을 최소 2명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친윤’과 ‘비윤’으로 나뉘어 세력화돼 갈등이 극심해질 수 있다”고 했다.
실제 1월 10일 열린 신혜식 대표의 최고위원 출마 개소식에 당권주자인 김기현 윤상현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당권주자 나경원 전 의원은 서면 축전을 보내 힘을 실었다. 신 대표 역시 “나는 패스트트랙 당시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악법에 맞서 싸웠고, 김기현 의원과 광화문에서 울산 부정선거 진실규명에 맞서 함께 싸운 동지”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심 100% 반영, 극우 유튜버 참여, 친윤과 비윤 경쟁 등으로 인해 최고위원 선거가 치열해지면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극단적 발언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당에서 중도 외연 확장을 강조해왔다.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극우 유튜버들은 강성 당원들에 호소하기 위해 강한 메시지를 낼 것이다. 그럼 정치인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지지층에 자신을 알리기 위해 메시지가 극단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그럼 당의 비호감 이미지가 강해지고, 축제가 되어야 할 전당대회가 국민들의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이에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당원이 현재 80만 명이 넘는다. 조직표가 작동하기 어렵다. 그 정도 당원이면 당심이 민심에 수렴될 거라고 생각한다. 당원들이 상식적인 판단을 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극우 유튜버들의 지도부 입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들 유튜버는 사전에 방송 시청자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권유해 왔다. 또한 지난 연말에는 보수 기독교계에서 조직적인 입당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심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있다. 최근 국민의힘에 ‘추천인 전광훈’이라고 적힌 입당 원서가 대거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4만 명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의힘 현재 총 선거인단은 84만 명으로 알려졌다. 선거인단 명부 작성일은 오는 1월 31일 기준으로, 선거인단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 전략통은 “보통 전당대회를 하면 투표율이 40% 수준이다. 그럼 국민의힘의 경우 30만~40만 명의 당원이 투표한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런데 조직표는 대부분이 투표에 참여한다. 전광훈 목사 측 조직표가 4만 명이라고 하면 전체 투표인원 중 10%를 차지한다. 최고위원 한 명 정도는 마음먹고 당선시킬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실제 극우 유튜버가 최고위원에 선출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정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내년 총선 승리는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을 얻기 위한 외연 확장에 달려 있다. 그런데 최고위원이 지도부에서 극우적 발언을 쏟아내면 어떻게 일반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하지만 당대표와 마찬가지로 최고위원 선거도 전당대회 전 후보군 중 일부가 교통정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지도부에 몸담았던 한 전직 의원은 “현역 의원 후보군들이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 것은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친윤 후보가 난립했다가 표가 분산돼 어부지리로 비윤 후보가 최고위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용산 대통령실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의 교통정리까지 직접 관심을 쓰겠느냐.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에서 윤핵관들을 중심으로 후보들을 추려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