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임재·박희영 등 법정서 혐의 부인

박희영 “예견 가능성·회피 가능성 없었다”...이임재 “행사 책임 부인”

[일요신문]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공무원들이 17일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과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으로 영장이 청구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이 지난해 12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17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서장,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등 경찰 관계자 5명의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 전 서장 측은 “도의적·행정적 책임을 떠나 형사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 법리적 문제를 제기하느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맞다”고 답했다. 또한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박 구청장과 유승재 부구청장, 문인환 전 용산구 안전건설교통국장,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 등 용산구청 관계자들의 공판준비기일도 준비했다.

박 구청장은 의견서에서 “인과관계와 관련한 구체적인 주의의무가 제시되지 않았고 (사고를) 예견할 가능성이나 회피할 가능성이 없었다”며 “사고 현장 아닌 다른 곳에서 다쳤거나, 응급실에 갔지만 진단서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었던 피해자들도 상해 피해자로 적시됐다”고 주장했다.

유승재 전 부구청장,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 등 용산구청 관계자들도 모두 법정에서 공소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공소장 내용이 상당히 방대해 본 재판 전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 등 경찰 관계자들의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4월 10일, 박 구청장 등 구청 관계자들의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4월 17일 열릴 예정이다.

이민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