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송금업·암호화 자산 매매업 등 사업목적 삭제…SBW생명과학 측 “대북송금 의혹 등과 무관”

SBW생명과학 사업목적 108번 항목은 외국환거래법상 소액해외송금업이다. 109번 항목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이다. 110번 항목은 블록체인 기술 관련 기타 정보서비스업이다. 제외된 사업 항목은 쌍방울 대북송금 및 아태협 대북코인 발행 의혹과 연관이 있는 분야다. 이 사업목적들은 지난해 3월 30일 신규 사업목적으로 등록됐었다.

대북소식통은 APP427 코인과 관련해 “남북교류와 관련된 내용뿐 아니라 북한 통화 대체까지 거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아태협이 대북사업 관련 통로를 일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선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관련기사 [단독] 보유자 23명 누구? 아태협 발행 코인 ‘APP427’의 비밀, [단독] 10억 아닌 427억 개…‘아태협 코인’ APP427 발행량 미스터리).

나노스는 2012년 코스닥에 상장된 뒤 휴대전화 카메라 모듈을 삼성전자에 납품하던 기업이었다. 각종 허위 공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랬던 나노스가 2017년 7월 ‘인생역전주’로 탈바꿈했다. 거래정지 종목이었던 나노스를 쌍방울이 인수하면서 거래가 재개됐다. 거래 재개 이후 8거래일 만에 주가가 10배 가까이 폭등했다. 대주주 지분율이 97%였던 나노스는 ‘품절주’라는 수식어를 달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018년 9월 나노스 주가 고점은 1만 1200원으로 2017년 7월 대비 33배 상승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나노스가 국내 주식시장 역사에 남을만한 대폭등을 이룰 수 있었던 열쇠는 대북 광물협력이었다. 당시 시장엔 ‘나노스가 북한 희토류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는 “2019년 1월 말엔 국제대회를 개최한 주체 중 하나였던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나노스 사내이사로 부임하면서 주가와 상관없이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안부수 아태협 회장은 2019년 1월 24일에 나노스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이 날짜는 공교롭게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안 회장과 쌍방울 임직원들이 ‘황해도 스마트팜 비용’ 일부 명목으로 200만 달러를 북측 조선아태위 관계자에게 선납한 시기로 특정된 기간이다.
이뿐 아니다. 같은 날 나노스는 사업목적 네 가지를 추가했다. 47번 철·비철금속류 등 광물성 생산품 및 이들의 원료상품 매매·위탁판매업, 48번 광산 개발업, 49번 해외자원 개발업, 50번 각 호에 부대되는 사업 및 투자 항목이었다. 나노스는 북한 희토류 광산개발 관련 테마를 타고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차지한 이력이 있는 기업이다. 그간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북한 광산개발설’이 공식적으로 표면화된 시점이 검찰 수사에서 언급된 최초 대북송금 시기와 일치하는 셈이다.

아태협이 발행했던 가상자산 APP427 궁극적으로 쌍방울·경기도 등이 추진하는 대북사업과 한 몸처럼 움직일 블록체인 프로젝트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도와 함께 국제대회를 개최하고, 쌍방울 계열사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안 회장이 APP427 발행자인 까닭이다.
쌍방울이 블록체인 산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 뒤인 지난해 3월 30일 나노스는 사명을 SBW생명과학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업목적 27개를 추가했다. 최근 삭제된 109번(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과 110번(블록체인 기술 관련 기타 정보서비스업) 항목 등이 있었다. 사명 변경과 사업목적 27개 항목 추가뿐 아니라 안부수 회장 사내이사 중임도 이날 결정됐다. 3년 임기가 지난 안 회장 사내이사 임기가 연장된 조치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 과정에서 나노스 주가 급등에 따른 쌍방울 측 수익이 북한으로 흘러갔는지 여부를 들여다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선 이런 상황에서 SBW생명과학이 2023년 3월 27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대북송금 의혹 및 아태협 코인 발행 의혹 등과 연관성이 있는 사업목적을 삭제한 것이 ‘안부수 흔적 지우기’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쌍방울 측은 4월 5일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사업목적을 삭제한 것은 안부수 아태협 회장, 대북송금 의혹 등과 전혀 상관이 없다. 블록체인 분야의 경우 오해를 사는 부분이 많아서 계열사 전반적으로 사업목적을 삭제한 상태”라며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진행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