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 전체 예능 시청률 1위 등 인기 높지만 확실한 스타 부재로 왕좌 유지 ‘불안불안’
범위를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방송사로 넓히면 어떨까. 월요일은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가 전체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1위이며 수요일은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 1위이며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이 그 뒤를 잇는다. 금요일은 tvN ‘서진이네’가 전체 예능 1위, MBC ‘나혼자 산다’가 2위다. 그렇지만 화요일은 MBN ‘불타는 장미단’, 목요일은 ‘미스터트롯2 토크콘서트’가 전체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시청률 1위다. 2022년 12월부터 방영되며 큰 화제를 양산한 MBN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 ‘미스터트롯2’의 기세가 두 경연 프로그램 출연자들을 활용한 스핀오프 예능 프로그램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스핀오프 프로그램 활용법은 TV조선이 ‘미스트롯’으로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돌풍을 선도하면서 시작됐다. 가장 성공한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 ‘미스터트롯1’의 인기는 임영웅,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 TOP(톱)6을 활용한 스핀오프 예능 프로그램 ‘뽕숭아학당’과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의 높은 시청률로 이어지기도 했다.
TV조선은 지금도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인 ‘국민가수’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국가가 부른다’를 금요일에 편성해 종편 예능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른 종편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가 큰 인기를 얻지 못하면서 스핀오프 프로그램도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다만 TV조선 예능 돌풍의 주역인 서혜진 군단의 크레아스튜디오와 손을 잡은 MBN은 ‘불타는 트롯맨’으로 화요일 전체 방송사 예능 1위 자리를 확보했고, 이제 스핀오프 프로그램 ‘불타는 장미단’으로 그 기세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문제는 엄청난 화제 속에 방영된 MBN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 ‘미스터트롯2’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기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근본적인 한계다. 이런 근본적인 한계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그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미스터트롯2’의 최고 시청률은 24.0%로 분명 놓은 수치이지만 ‘미스터트롯1’이 기록한 35.7%, ‘미스트롯2’의 32.9%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불타는 트롯맨’ 역시 16.2%의 시청률에 그치며 분명 높은 수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미스터트롯2’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사랑의 콜센타’가 기록한 최고 시청률 15.8%나 ‘뽕숭아학당’이 기록한 11.6% 등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월 6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2 토크콘서트’는 9.9%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13일에는 8.5%로 하락했다. 꾸준히 20% 초반을 기록하던 ‘미스터트롯2’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MBN ‘불타는 장미단’은 4월 4일 5.6%로 시작해 11일 5.2%를 기록했다. 역시 꾸준히 10%대 중반을 기록한 ‘불타는 트롯맨’에 미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확실한 스타의 부재라는 한계가 명확하다. 진을 차지한 임영웅은 물론이고 TOP7이 고루 큰 인기를 얻었던 ‘미스터트롯1’은 결승전에 참가하지 못한 출연자 중에서도 스타가 배출됐을 정도다. ‘미스트롯1’의 송가인, ‘국민가수’의 박창근 등 각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배출되고 그들의 막강한 팬덤이 형성되면 이들이 출연하는 스핀오프 프로그램도 고정 시청자 층이 된다.
반면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 ‘미스터트롯2’는 확실한 원톱 스타를 배출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타는 장미단’과 ‘미스터트롯2 토크콘서트’가 화요일과 목요일 전체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까닭은 트롯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고정 시청자 층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확실한 스타의 부재로 신규 시청자 층의 유입이 힘들고 고정 시청자 층의 충성도도 그리 높지 않다. ‘불타는 장미단’과 ‘미스터트롯2 토크콘서트’가 각각 지키고 있는 화요일과 목요일 밤의 왕좌가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나마 두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확실한 스타성을 인정받은 참가자는 황영웅이었다. 가요계에서도 황영웅이 대형 가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만약 황영웅이 ‘불타는 트롯맨’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면 ‘불타는 장미단’의 시청률도 지금보다 훨씬 높았을 수 있다. 스핀오프 프로그램 대결에선 ‘불타는 장미단’이 ‘미스터트롯2 토크콘서트’를 이겼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황영웅이 폭력 전과 등 과거에 발목이 잡히면서 결승전 2차전이 펼쳐지는 마지막 회만 남겨둔 채 하차하면서 ‘불타는 트롯맨’은 결국 불타지 못하고 불씨가 사그라졌다.
물론 ‘불타는 트롯맨’과 ‘미스터트롯2’가 배출한 각각의 TOP7도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스타로 급성장하진 못했지만 각자의 팬덤이 형성돼 있고, 서서히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 이제부터는 이들이 얼마나 더 성장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오히려 노래를 부르는 무대 위주인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스타로 성장할 수도 있다.
우선 MBN은 ‘불타는 트롯맨’의 두 번째 스핀오프 예능 프로그램인 ‘장미꽃 필 무렵’을 준비 중이다. 4월 방송 예정으로 첫 방송이 임박한 ‘장미꽃 필 무렵’에는 형님 라인인 손태진, 신성, 에녹 등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모두 막강한 팬덤의 지지를 받는 터라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시청률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방송가에선 TV조선 역시 곧 새로운 ‘미스터트롯2’ 스핀오프 예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어 두 종편 방송사의 트롯 대결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