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전 직원 횡령’ 징역 30년 구형

검찰 “감옥 다녀오면 남는 장사 인식 우려”

[일요신문] 검찰이 회삿돈 614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전 직원과 동생에게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범죄수익 은닉 가담자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회삿돈 6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우리은행 직원 전모 씨(왼쪽)와 공범인 친동생이 2022년 5월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될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우리은행 전 직원 전모 씨(44)씨와 전 씨의 동생(42)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전 씨와 전 씨 동생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하고 262억 원, 261억 원을 추징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형제에게 각각 징역 13년과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323억 7655만 원의 추징을 명했다.

검찰은 “자금관리체계가 엄격한 금융기관 직원이 장기간에 걸쳐 쌈짓돈처럼 (돈을) 인출해 사용했다”며 “1심 선고를 유지하면 대규모 횡령 범죄라도 감옥에 다녀오면 남는 장사라는 사회적 인식을 남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검찰은 전 씨 형제의 횡령금액을 약 707억 원으로 늘려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614억에 관한 심리만 이뤄져 왔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서에 근무한 전 씨는 동생과 함께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은행 계좌에 있던 614억여 원을 세 차례에 걸쳐 인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돈을 주가지수 옵션거래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전 씨 형제에게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여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 형제의 횡령을 도운 혐의를 받는 가족, 변호사, 증권사 직원 등 조력자 7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추가 기소 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전 씨 형제에 대한 2심 선고는 오는 5월 18일 나온다. 

김정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