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벗어나려는 노력이 맛 좋은 먹잇감 돼서는 안 돼”
배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일보의 “‘거지甲’ 박주민, ‘매일 라면’ 김남국, ‘흙수저’ 장경태…민주당의 가난 마케팅” 기사를 인용하며 이들을 “껍데기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빈곤 포르노’의 표상이 무엇인지 정치권이 몸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 국민 누군가의 상실감을 후벼 파는 정치판의 몹쓸 위선이다. 기사를 읽다가 쓴웃음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난은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것이라 하죠. 가난의 실체에 맞닥뜨려 본 사람들, 더구나 그 늪에서 헤어 나올 빛이 너무나 막막하게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는 살아 숨 쉬는 의미를 잊게 할 만큼 파괴적이고 치명적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가족과 자신의 지독한 상처를 지켜보고 겪어본 사람들은 결코 스스로 ‘가난합니다’라고 드러낼 엄두도 못 내기 마련이다. 그 뼈아픔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가난은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고난”이라고 전했다.
또한 “우리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전 국민을 구제할 수 없는 현실이라도 지독한 가난에 허덕이는 이웃들을 위로하며 끌어올리고 성장하는 미래세대에 정당한 노력이 성취할 수 있도록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저 또한 IMF를 정통으로 맞은 세대로서 회사에 입사해서도 한참을 학자금 대출 등과 씨름해야 했던 기억이 있지만 그 극복의 과정을 정치 마케팅을 위해 팔지 않았다. 이웃과 나누고 싶지 않은 어려움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도 많은 청년이 그저 자신들에게 주어져 버린, 전혀 원치 않던 좌절된 현실에서 벗어나려 매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험난한 노력이 어느 누군가에도 맛 좋은 먹잇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공감대’란 빌미로 사실은 표 벌이 위선의 껍데기를 아무렇지 않게 쓰고 노는 이 판의 정치꾼들이 부디 미안함이라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데, 가능할까. 한숨이 나온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우리 정치는 다른 이의 고난과 아픔을 흉내 내 국회의원 생명 연장을 기도하는 천박한 길이 아니라 그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노력과 보상이 온전한 ‘정당한 성취’의 길을 만들어 가야만 한다”고 전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