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 약하지만 KBS 일일극 주연 캐스팅 알려져 화제…알고 보니 KBS 차기작 편성 예정에 있지도 않아
그렇게 30분가량 더 음주 운전이 이어졌는데 진예솔의 차량은 밤 11시 즈음 서울 강동구 고덕동 소재의 한 삼거리 도로 위에 멈춰 섰다. 운전석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진예솔이 잠이 들어 버린 것. 경찰이 도착했을 때 술에 취해 잠이 든 진예솔 차량의 기어는 주행(D) 상태였다. 경찰 음주 측정 결과 진예솔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차량에 동승자는 없었고, 다행히 다친 사람도 없었다.
사실 진예솔은 그리 많이 알려진 연예인은 아니다. 이름만 들으면 누군지 바로 알 수 있는, 소위 말하는 유명세를 갖춘 스타는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드라마에서 어떤 캐릭터를 맡았던 배우라는 설명을 들으면, 그 드라마를 봤던 이들이 ‘아! 그 배우!’ 하는 반응을 보일 정도의 유명세는 갖췄다. 진예솔은 몇 편의 일일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소화했는데 일일드라마는 비교적 시청률이 높아 얼굴을 알리는 효과는 분명하다. 다만 일일드라마는 화제성이 낮아 스타급으로 발돋움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과거에는 일일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어 주연 배우들이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연속극의 영향력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게다가 진예솔은 일일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여러 차례 소화했지만 주연급은 아니었다.
사실 익명으로 보도되는 연예인 사건사고 기사의 대부분은 잠시 화제가 되고 바로 묻힌다. 실명이 공개되는 일도 거의 없다. 기사 댓글 등에선 익명 보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지만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실명으로 보도해도 대중이 누군지 알 수 있을 만큼 유명하지 않아 실명 보도 필요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름을 듣고 얼굴을 봐도 연예인인지 알 수 없는, 사실상 유명세가 거의 없는 연예인들이다. 그럼에도 언론 보도가 아닌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해당 연예인의 실명이 알려지곤 하는데 잘 모르는 연예인이라 대중의 관심은 빠르게 사그라진다.
진예솔의 경우 이름은 다소 낯설지만 얼굴을 보고 출연 작품을 얘기하면 알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유명세를 갖춘 연예인이다. 언론에선 익명 보도를 했지만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실명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중의 관심이 바로 사그라지지 않고 더 확대됐다. 진예솔이 오는 9월부터 방영되는 KBS 2TV 새 일일드라마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내일도 복숭아’라는 드라마인데, 사실 방송가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정보는 진예솔의 공식 프로필이 아닌 네티즌들이 작성한 진예솔의 프로필에 기재돼 있었다. 이런 정보들도 대부분 근거가 있고 신뢰도도 있는 편이지만 완벽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다.
상황 자체는 나름 신뢰도가 있다. ‘내일도 복숭아’라는 제목부터 일일드라마 제목 트렌드를 놓고 볼 때 그리 어색하지 않다. 주인공 이름이 ‘복숭아’로 전형적인 캔디 유형의 인물이 여러 힘겨운 일을 극복하며 결국 행복해지는 드라마로 추정된다. 게다가 진예솔이 몇 편의 일일드라마에서 조·주연 급으로 활동하며 검증을 끝낸 배우인 터라 주연 캐스팅도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몇몇 매체에선 진예솔이 KBS 2TV 새 일일드라마 ‘내일도 복숭아’에 캐스팅됐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선 ‘배우 진예솔이 스스로 당첨된 복권을 날려버렸다’라는 제목의 글까지 확산되며 화제가 됐다.
진예솔의 유명세 자체는 다소 약하지만 KBS 2TV 새 일일드라마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9월 방영 예정이라면 당장 KBS 드라마국에서 난리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에선 당장 캐스팅을 취소하라는 요구와 함께 KBS가 공식 입장을 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렇지만 이는 오발탄이었다. KBS가 9월 방영 예정인 KBS 2TV 새 일일드라마는 ‘내일도 복숭아’가 아니라고 밝힌 것. KBS가 준비 중인 KBS 2TV 새 일일드라마는 ‘우아한 제국’(극본 한영미, 연출 박기호)으로 9월이 아닌 8월부터 방영 예정이다. 치열한 복수와 뜨거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알려졌다.
행여 ‘내일도 복숭아’가 KBS 1TV 새 일일드라마인데 잘못 알려진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서 KBS는 KBS 1TV 새 일일드라마는 현재 방영 중인 ‘금이야 옥이야’ 후속인 ‘우당탕탕 패밀리’(극본 문영훈, 연출 김성근)로, 9월부터 방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당탕탕 패밀리’는 가족들의 좌충우돌 이야기와 가족애를 찾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알려졌다.
진예솔 주연의 일일드라마 ‘내일도 복숭아’가 차기작으로 준비 중이었는데 갑자기 편성이 뒤바뀐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KBS 측은 ‘내일도 복숭아’라는 작품의 기획안조차 본 적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KBS는 이미 차기작은 물론이고 차차기작까지 편성이 확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내일도 복숭아’라는 제목의 드라마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잘못된 정보가 진예솔의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엉뚱한 소동을 빚다가 사실무근으로 밝혀지고 말았다.
한편 진예솔은 자신의 SNS에 올린 손편지를 통해 “불미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잠시 안일한 판단으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큰 잘못을 저질렀다. 앞으로 반성하며 자숙하도록 하겠다. 너무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사과했다.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