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공감·방법 제시 등 시민들과 소통…다양한 법과 제도로 얽힌 ‘복합 민원’도 중재
지난 4월 10일 수원시청 본관 입구 바로 왼쪽에 자리 잡은 새빛민원실은 부서 간 명확하지 않은 업무를 조정하면서 민원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민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도시정비나 개발과 관련된 민원은 다양한 법과 제도로 얽혀 있는 데다 이해관계도 복잡해 담당 부서를 정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민원인이 담당부서를 찾아 헤매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수원시는 베테랑 공무원으로 구성된 새빛민원실을 통해 경계가 모호한 민원을 조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중재하고 있는 중이다.
새빛민원실은 또한 행정적인 절차와 진행이 익숙하지 않은 민원인들을 대신해 민원인의 입장에서 행정처리를 조언하는 컨설턴트 역할을 하고 있다. 베테랑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앞으로 처리해야 할 절차를 정확하게 안내해 민원인이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필요한 사전조치와 서류를 안내하고 어떤 부서를 방문해야 하는지까지 명확하게 설명해준다. 막막한 상황에 처한 시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을 전해주는 역할도 해내고 있다. 지난 5월말 식당을 운영 중이던 아들이 뇌혈관 질환으로 쓰러져 생계가 막막한 70대 노인이 기초생활수급자격 신청을 위해 방문했는데 새빛민원실이 민원인의 상황을 확인한 뒤 방법을 모색해 절박했던 노인을 안심시켰다. 잘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로 가득한 체납 과태료 처분 통지서를 들고 온 외국인 주민에게는 압류 해제를 위한 절차를 차근차근 진행할 수 있도록 안내해 어려움을 덜어줬다. 수술비 마련이 어려웠던 주민을 위해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를 다양한 부서에서 찾아 해결해주기도 했다.
경청하고, 공감하고, 방법을 찾아주는 새빛민원실은 감동 행정까지 만들어냈다. 46년 전에 입양을 보낸 아들을 찾고 싶었지만 방법을 모르던 70대 노인이 새빛민원실에서 희망을 발견한 경우가 그렇다. 기억해 뒀던 입양기관의 위치가 수원이어서 찾아가 봤지만 40년 이상 흐른 지금은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고, 숱한 날들을 헤매다가 새빛민원실로 오게 된 민원인은 29년 경력의 베테랑 공무원의 노력으로 입양사후관리서비스를 지원하는 한 기관을 통해 아들의 입양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새빛민원실은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 행정서류는 물론 입양인 찾기 신청 서류 작성까지 도운 뒤 민원을 마무리했다. 새빛민원실 베테랑 공무원 최영희 팀장은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민원의 반 이상이 해결된다"며 "경험과 노하우를 더해 성심껏 민원을 처리한 뒤 한결 가볍고 수월한 얼굴로 돌아가는 민원인을 보면 새빛민원실이 시민을 빛나게 해드린다는 자부심이 든다"고 말했다.
새빛민원실은 7월부터 더욱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수원시는 외부 정원 조성 공사가 6월 말 끝나면 새빛민원실 오픈식을 가질 예정이다. 7월부터 통합민원실이 본청 1층 오른편에 자리 잡을 예정이어서 시청 1층 로비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앞으로 새빛민원실은 시민들에게 혁신적인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실무 부서 간 연계와 화합을 이끌어 정책 방향을 정리하고 갈등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시민이 공감하고 감동하는 소통을 기반으로 더 나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