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인력 따로 없는데 보건·영양 업무 부과 우려…원아 교육 준비 미흡 호소
#사립 “교사가 행정업무 많아질까 우려”
사립 유치원은 국공립 유치원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기에 행정 업무를 숙달·이행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나이스 도입으로 늘어난 행정 업무를 처리하면 교육 준비가 미흡할 수밖에 없고 원아 돌보는 것을 소홀히 하면 아동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김애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은 육아신문 ‘베이비뉴스’ 인터뷰에서 “행정인력 지원 체계가 없고 행정직원이 따로 없기에 모든 교직원이 다 행정 업무에 투입될 수밖에 없다”며 “유아의 교육에 할애할 시간들을 전부 줄여야 하기에 교육의 질은 저하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각 사립 유치원마다 운영 체계가 다른데 4세대 나이스를 통해 무작정 일원화하는 것에도 반발하는 입장이다. 위성순 전국사립 유치원연합회 회장은 “4세대 나이스에는 사립 유치원마다 불필요한 항목이 있지만,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제외하지 못한다”며 “이런 점 때문에 사립 유치원들이 시범 운영 기간에 많이 신청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국·공립 병설 “학교가 업무 떠넘길 수 있다”
국공립 유치원은 단설과 병설(부설)로 나뉘는데, 병설은 초·중·고등학교 또는 대학에서 설립하는 유치원을 의미한다. 일원화된 단설과 달리 병설은 행정실·급식실 등이 학교 소속이다. 이런 특성상 일부 학교에서는 행정실 등이 유치원 행정 업무를 별개로 생각해 떠넘기는 경향이 있는데, 4세대 나이스 개통 이후에는 이런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은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 유치원위원장은 “일부 학교에서는 행정실이나 급식실이 유치원의 행정 업무를 별도로 생각해 유치원에 떠넘기는 경향도 있다”며 “유치원 교사들은 업무량이 많아지는 것에 불안해하고 있는데, 행정 업무가 많아지면 수업 준비가 제대로 안 되어서 결국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도 “병설은 단설에 비해 인력이 적기에 행정 업무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리고 학교 행정실이 본인의 업무가 아니라고 생각해 병설 유치원에 행정 업무를 넘기거나 병설 유치원의 예산 승인을 잘 안 해주는 경우도 있다”며 “교육 당국이 현장과 소통해서 체계를 잘 보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4세대 나이스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6월 22일부터 6월 30일까지 유치원을 포함해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중이다. 나윤미 전교조 유치원위원장은 “나이스와 관련해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3세대 나이스에 없었던 보건·영양 업무가 4세대에는 반영이 돼 있었다”며 “해당 업무들이 유치원 교사에게 부과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측은 조사를 마친 뒤 교육부에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 유치원마다 운영 체계가 다르기에 나이스 업무 항목을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제외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대해 이해한다”면서도 “학부모들이 투명한 정보 공개를 원한다는 점도 생각하면 어느 한쪽의 의견만을 수용하기에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병설 유치원에는 고유의 행정 인력이 없기에 업무 부담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잘 인지하고 있다”며 “4세대 나이스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현장과 꾸준히 소통해 이견을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