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의모용 사례도 다수 확인
- 대구시 "잘못된 관행 합리적 수준으로 바로 잡으려는 것"
[일요신문] 대구시는 시민단체 정책토론 청구인 서명부에 대해 자체조사 결과 중복서명, 기재오류, 주소지 불일치 등이 다수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또 명의도용 의심사례도 49건 발생했으며, 그 중 5건은 최종 확인돼 관련 위법 사항에 대한 수사기관 의뢰가 불가피해 보인다.
시민단체 정책토론 청구는 올해 4월 27일 우리복지시민연합, 정의당 대구시당, 민주노총 대구본부, 대구환경운동연합,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지원주택추진위원회 7개 시민단체가 총 7310명의 청구인 서명부를 첨부해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점검, 염색산단 유연탄화력발전소 점검, 생활임금 산정 등 정책토론 8건을 무더기로 청구한 것.
1단계에서는 제출된 서명부가 제대로 작성됐는를 확인해 서명부에 주소, 성명 및 기재사실 불명확 사례 등 요건을 갖추지 못한 건이 전체 16.4%인 1125명이나 나왔고, 특히, 한 명이 8개 안건에 대해 반복적으로 서명한 경우가 49%인 3578건에 달했다, 또한 8개의 안건에 대해 여러 시민단체가 모두가 관여해 서명부를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2단계에서는 구·군의 협조를 받아 서명부에 적힌 대상이 주민등록 상 주소에 실제 살고 있는지를 확인했고, 그 결과 13.2% 인 972명이 가짜 주소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3단계의 경우 최종 1635명에게 우편을 보내 실제 본인이 서명을 했는지, 명의모용 검증을 실시했다.
시는 이후 실제 동의사실이 없을 경우 달구벌 콜센터(120)로 신고하도록 안내해, 총 49명이 대구시로 신고했으며, 그 결과 44명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아는 사람인 누군가 대신 서명을 했는지 알 것 같아 관계 없다'고 했다. 하지만, 5명은 동의한 사실도 없고, 직접 서명한 사실도 없어 '본의 명의를 누군가 모용한 사실이 확실하다'며 위법 사실을 확인해줬다.
이에 대구시는 이는 형법 제231조 사문서 위조죄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에 해당될 수 있어 위법 사실에 수사기관으로 수사를 의뢰를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인구 7만의 기초지자체인 속초시가 500명인데 비해 인구 240만 대구시는 300명으로 이는 대구시민의 0.01%에 불과한 수준으로, 다른 광역시도의 평균 수준 이하인 1200명으로 조례를 개정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는 정책토론 청구 제도를 폐지한 것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억압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특정 성향의 일부 시민단체가 선량한 대구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잘못된 관행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바로 잡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구시는 개정 조례에 따라 대구시민의 의견을 하늘같이 받들어 시의 발전과 대구시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는 최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가 청구한 정책토론 8건 중 대구시 위기가구 종합지원계획만 수용하고 나머지는 거부해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이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