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TV·가전 아우르는 핵심 생산기지…거대 내수시장 성장에 투자 지속

관세 분야에서도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인도 당국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입한 OLED TV용 부품에 기존 5% 대신 15%의 관세를 적용해야 한다며 조사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통신장비 수입과 관련해 약 5억 2000만 달러의 관세 및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삼성전자는 수입 품목 분류가 적법했다는 입장으로 처분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5월에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조립부품의 관세 면제 여부를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인 끝에 삼성전자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세무·관세 당국의 잇따른 과세 처분과 법적 분쟁으로 외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인도에서는 유독 규제 당국과의 마찰이 잦다. 법원의 판단이 내려진 이후에도 행정당국이 기존 규제를 유지해 기업들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당국의 관행과 전통이 법과 규칙보다 우선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인도는 글로벌 기업들이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인구 약 14억 7700만 명으로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한다. 아직 1인당 소득 수준은 낮지만 경제 성장에 따라 소비 여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시장에서 인도 현지 기업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점도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 유리한 여건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까다로운 규제와 세무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인도 시장에 투자를 이어가는 배경이다.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운영하는 사업 범위도 스마트폰부터 TV와 생활가전까지 폭넓다. 삼성전자가 이들 제품군을 한 국가에서 모두 생산하는 대표적인 해외 거점으로는 베트남과 인도가 꼽힌다. 베트남이 글로벌 수출을 담당하는 핵심 생산기지라면 인도는 현지 내수시장과 서남아시아 지역에 공급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사업이 여러 분야에 걸쳐 있는 만큼 부품 수입과 한국 본사와의 거래 등 과세당국의 검토 대상이 되는 거래도 다양하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의 현지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2025~2026 회계연도 내수 매출은 전년보다 9.3% 늘어난 약 6587억 루피를 기록했다. 한국 본사에 지급한 로열티도 약 347억 4000만 루피로 7.2% 증가했다. 현지 사업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본사와의 거래 비용도 상당한 규모로 발생하고 있어 관련 비용의 적정성을 둘러싼 과세 분쟁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시장의 규모와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글로벌 기업들은 규제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현지 사업을 이어갈 유인이 크다. 김태황 교수는 “중요한 것은 규제 부담이 다른 글로벌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여부다. 차별적인 규제를 받지 않는다면 감수할 만하다”며 “현지 경쟁 구도의 변화에 민감해야 반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는 해외시장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개별 분쟁 사안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