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주거침입 신고 후 상황 밝혀…“미성년자 때 할머니가 벌인 모든 일에 법적 책임 물을 것”
정 씨의 '무단침입' 사건은 지난 7월 8일 발생했다. 전날인 7월 7일, "3박 4일간 집을 비우게 됐는데 오셔서 고양이를 돌봐주시면 좋겠다"라는 지플랫의 연락을 받은 정 씨는 서울 서초동에 있는 아파트로 갔다. 이 아파트는 고 최진실이 생전에 구입해 가족과 함께 살았던 곳이며, 최진실 사망 후엔 지플랫과 최준희 남매가 공동 소유로 상속 받았다. 부모를 대신해 남매를 키워 온 정 씨 역시 2022년까지 이곳에서 거주하다가 미성년 후견인 역할이 끝나면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준희는 정 씨와 몇 차례 갈등을 빚은 끝에 수년전 독립해 오피스텔에서 따로 살고 있었기에 해당 집에는 실거주자인 지플랫만이 거주 중이었다.
정 씨는 이틀 간 빈집에 머물며 집안 청소와 반찬 준비를 하고 쉬던 중, 밤 10시께 남자친구와 함께 들어온 외손녀 최준희와 맞닥뜨렸다. 당시 최준희는 "할머니가 왜 여기에 있느냐. 이 집은 이제 할머니와 상관 없는 내 집이니 당장 나가달라"고 요구했고, 정 씨는 "오빠가 집을 봐 달라고 해서 와 있는 것인데 이 밤중에 늙은 할머니가 어디로 가느냐"며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최준희에게 주거침입으로 신고를 당했다. 당시 경찰은 지플랫의 부탁으로 집을 방문했다 하더라도 공동 소유자인 최준희의 허락이 없었기 때문에 주거침입이 인정된다고 판단, 나가지 않겠다고 버티던 정 씨를 긴급체포해 피의자 진술을 받고 귀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조실부모한 손녀를 키워온 외할머니가 손녀의 손에 경찰 신고됐다는 패륜 사건으로 주목받자 최준희는 위키트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건이 "할머니의 재산 빼돌리기"에서 비롯된 것이며 긴급체포는 퇴거 불응 탓이 아니라 경찰을 욕하고 밀쳤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최준희는 "내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할머니가 내 몫의 재산으로 1억 원에 가까운 오빠의 국제고 학비를 댔다. 그 외에도 자잘하게 (내 계좌에서) 돈을 빼 자신(할머니)의 계좌에 넣고, 다시 그 돈을 오빠의 계좌로 송금하기도 했다"라며 "오빠와 내가 공동명의로 돼 있는 아파트의 소유권을 주장하려면 나도 실거주를 해야 하고, 할머니의 물건이나 흔적이 있으면 재산을 빼앗길 수 있다는 조언을 받아 오빠에게 아파트에 할머니를 들이지 않는 조건으로 군대 가기 전까지 혼자 살도록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아파트의 방 하나를 의류 쇼핑몰 사무실로 사용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날도 내가 남자친구랑 갑자기 들이닥친 것처럼 보도가 나갔는데 사실이 아니다. 사무실에 갔는데 할머니가 있어 오빠에게 전화를 하니 당황하더라. 결국 경찰을 불렀고 나중에 남친과 함께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어릴 때부터 대중들에게 미친 사람처럼 보이고 있지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며 "할머니는 내 재산을 계속해서 빼돌렸고 오빠만 더 챙겨주려고 했다. 지금 엄마 지인들도 할머니에게 진절머리가 나 진작에 다들 연락을 끊은 상태고, 내가 루푸스 병에 걸린 게 다 할머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동생과 외할머니 사이의 새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지플랫도 소속사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소속사 로스차일드 측 관계자는 "저희 소속사가 지난 3년간 아티스트 지플랫과 함께 하며 곁에서 지켜봐 온 바로는, 할머님은 지플랫에게 부모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셨으며 지플랫 또한 크고 작은 도움들을 받기도 하며 할머님의 사랑과 보살핌 아래에서 지내고 있다"라며 "또한 지플랫이 성년이 된 후에는 모든 재산 내용을 오픈하시고 금전 관리 교육에 대한 신경도 많이 기울이신 것으로 안다. 혹여 기존의 기사 내용으로 인해 지플랫과 할머님 사이에 오해가 생길까 염려스러운 마음 뿐"이라고 우려했다.
최준희와 할머니 정 씨의 갈등은 최준희가 중학교 2학년인 2017년부터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최준희는 SNS를 통해 "할머니가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어머니 대신 키워준 이모할머니와의 관계를 억지로 떼어놔 우울증을 앓게 됐고, 오빠만 예뻐하는 할머니가 자신에게는 훈육 이상의 폭력을 휘둘렀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할머니의 반대로 방송 활동을 할 수 없었다고 원망하기도 했다. 결국 최준희가 할머니를 가정폭력 혐의로 고발했으나 '혐의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이런 사실도 이번 사건으로 재조명되자 최준희는 7월 11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성년자일 때 할머니에게 지속적인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 늘 할머니에게 말을 안 듣는 아이로 낙인 찍혀 있지만 말다툼이 일어날 때마다 태어난 자체가 문제라는 말들과 입에 담기도 어려운 폭언들과 함께 거짓된 증언들로 떳떳하지 못한 보호자와 살아왔다"고 할머니 정 씨를 저격했다.
그러면서 "루푸스를 심하게 앓던 도중 할머니의 폭언과 폭행이 있었고 피부 발진으로 몸이 너무 아프고 힘들던 나머지 뿌리치고 발버둥을 치며 할머니를 밀치는 상황이 왔다. 이후 할머니가 경찰을 부르셨고 어린 나이에 조사를 받았지만 어른들은 저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그 상황에서도 할머니는 법적후견인이라는 말을 앞세워 저는 할머니를 폭행한 아이가 됐고 불만이 있어도 불만이 있다고 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라며 할머니를 폭행했다는 사건에 대해서 해명했다.
최준희는 "오빠의 죄는 아니지만 남아선호사상이 있는 부모와 산다는 일은 굉장히 고달픈 일이다. 그런 삶 속에서 많은 것들을 빼앗기고 성인이 된 지금은 현실적인 저의 재산을 지켜야 했다"라며 "가족의 사랑이 지금도 뭔지 모르겠다. 저는 그저 지금까지도 많이 견뎌 왔고 양보해 왔기에 제가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고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저는 이제 저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도 전했다.
이어 "할머니를 아는 주변의 모든 분들은 말한다. '설마 최진실 엄마가 이럴 거라고 사람들이 상상이나 하겠냐'며"라며 "오빠의 입장은 아직 직접 만나서 들어보진 못했지만 오빠의 소속사는 가정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사실 확인 하지 않고 모든 재산이 누구한테 오픈됐다는 거냐. 가정법원 가서 직접 사건번호 신청하고 일일이 확인한 사람은 바보인가. 아름답고 쉽게 포장해 정의를 내리는 자체도 너무 황당하다"고 지플랫과 소속사의 입장을 지적했다.
최준희는 "저는 이제 15살의 최준희도 아니고 할머니에게 말대답을 하는 그런 철없는 중학생이 아니다. 최진실 딸이기 전에 그저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써 미성년자 때 할머니가 벌인 모든 일들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저를 향해 비난하는 사람들이 무서운 게 아니라 앞뒤가 다른 할머니가 더 소름끼치고 무서울 뿐"이라고 말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