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숙 대표 “예술은 전문가들만이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거제 블루시티 관현악단의 대표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시립교향악단이 없기 때문에 거제시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으로 단원 모두가 연주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단원들이 돈 걱정 안하고 적더라도 연주비를 받으며 음악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대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원자와 협력 기관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대표로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거제 블루시티 관현악단이 창단되고 초창기에 행사비를 마련해야 하는데 거제시와 대우조선, 삼성조선이 도와 주셔서 무사히 음악회를 치렀던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어떤 사람과 단체가 합심해서 저와 법인을 공격해 큰 상처를 입었는데 단원들과 후원회원들이 하나된 마음으로 힘을 발휘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행사를 하는 단체들이 하나 같이 보조금을 횡령하거나 남겨 먹는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제 돈을 쓰면서 운영해 왔고 통장 내역을 제출해 ‘혐의없음’ 결정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이상하게 떠드는 사람에게 힘이 실리는 이상한 풍조가 있습니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떠든 결과로 저희 악단과 저는 평생동안 바쳐온 음악시간을 송두리째 뺏길 정도의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단원들과 후원회원들이 더욱 단단하게 결속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랑스러웠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거제 블루시티 관현악단은 지난 2016년 경상남도 '도민예술단’에 선정되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저희 악단은 한 단계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문화는 경제 보다 위에 있다’, '경제의 도움 없이는 발전이 불가능하다’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가장 도전적인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나요?
"2017년 ‘12회 희망콘서트’ 때 저희 단원이 20명 정도 되었는데, 60명의 2관 편성 오케스트라와 거제시에서 활동하는 혼성합창단 4팀을 합하여 150여 명이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 4악장’을 연주 했을 때였습니다. 그 전에도 안익태의 '한국환상곡’을 무대에 올린 적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규모가 더 컸기 때문에 많은 숫자로 인한 연습장소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 음악회를 마쳤습니다. 그 당시 ‘음악회 후’ 단원들은 모두 울었습니다. 시립교향악단이 있어서 편하게 연주하는 단원들에게 이런 성취감과 감동이 있을까요. 당시 후원회에서의 최선을 다한 후원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되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음악적 철학과 성향은 어떠한가요?
"음악적 환경이 너무나 안 되어있던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도시에서 자라고 공부 했던 사람들은 무조건 나 보다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평생 기회만 되면 공부를 했습니다. 거제에서 후학을 많이 기르다 보면 미래의 음악인도 나오고 음악인구의 저변도 확대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곳에서 열심히 가르치고 활동해 왔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클래식 음악은 이해도도 낮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음악회 때 온 청중들에게 가능하면 한두 곡정도 대중음악을 들려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류도 아닌 우리들의 클래식 음악을 들어 주신 데 대한 선물처럼..."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어떠한가요?
"우선 전공자들이 '거제시립교향악단’의 이름을 달고 무대에 서는 것입니다. 또한 비전공자와 늦깎이 연주자들 그리고 학생들이 함께 무대에 서서 음악을 즐기며 시민들과 소통하는 아마츄어 오케스트라를 키우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시립악단이 될 거라 보고 그 때 까지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키우려고 합니다. 단원들이 가르치는 제자들이 있고 악장과 몇 단원들은 이미 대학 출강을 하고 있고, 저 또한 부산 고신대학교 평생교육원 책임교수로서 현재 악기를 배우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 세대가 함께 무대에 서고 즐기는 의미 있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키우고 싶습니다. 예술은 전문가들만이 즐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임진수 전국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