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 구조조정’ 예고에 김 지사 추경 통한 경기 부양 카드 꺼내
윤석열 대통령은 8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전 정부가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히 전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국가채무가 400조 원 증가했고, 지난해 최초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며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예산을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국채 발행을 통한 지출 확대는 미래세대에 재정 부담을 떠넘기고,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기업 활동과 민생경제 전반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내년도 총지출은 656조 9000억 원으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2.8% 증가한 수준”이라며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정치 보조금 예산, 이권 카르텔 예산을 과감히 삭감했고, 총 23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재정 구조조정을 실시, 국가 채무를 줄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지자체가 있다. 경제부총리 출신 단체장이 있는 경기도다.
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8월 25일 2023년 제1회 추경 기자회견을 통해 “적극 재정의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밝히며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올해 1분기부터 금융위기 이후 최초로 일본에 경제성장률을 역전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하지만 거시경제 지표보다 더 큰 문제는 민생이다. 국민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중산층은 취약계층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정부는 지금의 경기 침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재정건전성’이라는 명분으로 금년 추경을 편성하지 않았고, 내년 예산도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하며 “지금은 돈을 써야 할 때다. 돈을 써야 경기가 회복되면서 우리 경제가 성장궤도에 오를 수 있고, 세수 증가와 함께 재정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경기도 추경 예산 규모는 본예산(33조 8104억 원) 대비 1432억 원이 늘어났다. 경기도는 추경을 통해 경기진작과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경기진작에는 총 2864억 원(추경 포함)이 편성됐다. 이 중 가장 많은 1212억 원이 도내 장기 미완료 도로, 건축 등 SOC 확충에 들어간다. 건설 경기, 사회 인프라 확보, 건설노동자 일자리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지역화폐 발행에 834억 원이 편성됐다.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농수산물 할인쿠폰에도 250억 원을 투입한다.
취약계층 지원에는 1606억 원을 투입해 민생을 더 꼼꼼히 살필 계획이다. 소상공인 연착륙 특례보증에 957억 원이 편성됐고, 기초생활수급자, 국가 유공자 등에 대한 의료급여 지원에 284억 원을 편성했다. 대중교통 이용 빈도가 높은 청소년들의 교통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129억 원을, 장애인 기회소득 지원에도 13억 원을 편성해 지원 대상을 기존 2000명에서 7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건전 재정이 아니라 민생 재정으로, 소극 재정이 아니라 적극 재정으로, 긴축 재정이 아니라 확장 재정으로 가겠다. 재정정책의 판을 선도적으로, 과감하게 바꾸겠다. 도민의 삶을 지키고, 도민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면 어렵더라도 과감하게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