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박영수 전 특검이 변호…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로 282억 배당금 수령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수사 무마 의혹이 허위라는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로 파악되는 조우형 씨, 그리고 허위 인터뷰 의혹 당사자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만배: 윤석열이가 “네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수사 무마의혹 중심인물로 거론된 건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대장동 사건 주요 관계자 발언과 뉴스타파 인터뷰 내용 등을 통해 세간엔 “윤석열 대통령이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줬고, 사건이 덮였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대장동 사건 주요 관계자들은 와전된 발언을 듣고 “윤석열이 커피를 타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만배 씨는 윤 대통령이 조우형에게 직접 말을 걸었고, 커피는 박OO 검사가 줬다고 했다.
신학림: 윤석열한테서? 윤석열이가 보냈단 말이야?
김만배: 응. 박OO (검사가) 커피 주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물어보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
신학림: 박영수 변호사가 윤석열 검사와 통했던 거야?
김만배: 윤석열은 (박영수가) 데리고 있던 애지.
신학림: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
김만배: 통했지. 그냥 봐줬지. 그러고서 부산저축은행장만 골인(구속)시키고 김양 부회장도 골인 시키고 이랬지.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 음성파일(2021년 9월 15일 녹취)
2023년 6월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 씨는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조미료를 많이 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9월 7일 자정 서울구치소에서 구속기한 만료로 출소한 김 씨는 “사적인 대화가 녹음되는지 몰랐다”면서 “(윤 대통령이 2011년 수사 당시) 대검 중수과장으로서 (사건을 무마할) 그런 영향력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수사 무마의혹 출발점엔 조우형 씨가 있다. 김 씨에 따르면, 조 씨가 먼저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고 검찰에 출석해 커피를 마시고 사건이 없던 일이 됐다. 그렇다면 조 씨는 왜 검찰에 출석해 커피를 마시게 됐을까.
조 씨는 과거 대출 브로커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질 뿐 구체적인 인적사항 등은 알려진 게 거의 없다. 2009년 부산저축은행이 대장동 민간개발업자들에게 1155억 원을 불법대출 하도록 알선한 혐의를 받았다. 2011년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했을 때 수사망에 올랐고, 이때 검찰에 출석해 커피를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변호를 맡았던 이가 박영수 전 특별검사였다고 한다.
또 다른 대장동 키맨 중 하나인 남욱 변호사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조우형 씨 커피’에 대해 “김만배, 조우형이 두 번째 조사 출석 전에 대법원 주차장에서 만났는데, 김만배가 ‘오늘은 올라가서 커피 한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 변호사는 “조우형이 2회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실제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다고 했고, 첫 조사 때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했다”면서 “(두 번째 조사한 검사는) 윤석열 중수 2과장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내용은 2021년 11월 JTBC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2021년 11월 말 남 변호사는 조 씨와 대질신문을 통해 “내가 착각했다”면서 ‘커피 발언’을 한 수 물렀다. 조 씨는 JTBC 기자와 만나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도 “커피를 준 것은 박OO 검사”라면서 “당시 윤석열 검사가 있던 중수부는 대장동 대출 의혹을 조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2015년 2월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설립된 뒤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로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천화동인 6호 명목 배당금은 282억 원 규모다. 출자금 2442만 원으로 282억 원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조 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마신 커피 한잔이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수사 무마의혹 단초가 됐다”면서 “조 씨는 이후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주도하는 대장동 프로젝트에서도 함께하면서 ‘대장동팀’ 일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