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피하려 발코니에 매달려 구조 기다리다 추락해 숨져…3살배기 아들도 중상
9월 9일 오후 4시 18분께 이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나 입주민 A 씨와 B 씨, C 군이 발코니로 대피해 구조를 기다리다 추락했다. A 씨와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C 군은 크게 다쳐 현재 치료 중이다.
해당 아파트는 고층 건물 화재 시 발코니를 피난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법 규정을 적용받지 않은 노후 아파트로 알려졌다. 얇은 두께의 석고보드나 합판으로 제작된 벽을 뜻하는 경량 칸막이는 비상 대피 시 발로 차는 등의 충격만으로 파괴할 수 있어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는 피난시설이다.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는 주택법상 경량 칸막이 등 피난시설 구비 규정이 신설된 1992년 7월보다 빠른 1992년 2월 준공돼 경량 칸막이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었다.
부산 소방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세대 내부에 있는 장소를 전부 감식 중"이라며 "자동 화재 탐지 설비가 설치돼 있었으나 정상 작동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 소방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발생 경위와 더불어 이들 가족이 불길이 커질 때까지 현관문이 아니라 발코니를 통해 대피한 이유 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