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대표간 대화의 문 늘 열려 있어, 허심탄회한 대화 나눌 준비됐다”…단식 2주 지나 중단 요청에 정부여당 역풍 우려라는 해석
김기현 대표는 9월 16일 자신의 SNS에 “이재명 대표에 단식 중단을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파가 다르고 이견이 있더라도 정치는 협의하고 조율해 가는 과정”이라며 “그러기에 여야 당대표 간 대화의 문은 늘 열려있어야 한다. 나는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언제 어디서든 이재명 대표와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안타까운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명절을 앞두고 우리 정치가 국민께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리더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실제 9월 14일 지지자로 추정되는 50대 여성이 이 대표의 단식 농성장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경찰 2명에게 상해를 입혔다. 이어 15일에는 70대 남성이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혈서를 쓰겠다며 흉기로 자신의 손가락을 긋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정 현안을 점검하고 민생을 챙겨야 하는 정기국회가 시작돼 본격 가동되고 있다”며 “이 대표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즉시 여야 대표회담을 열고 민생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김기현 대표가 이재명 대표에 단식 중단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김 대표는 이 대표 단식 15일째인 지난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어제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도 단식을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고 전해진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건강을 해치는 단식 중단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은 지도부가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가 단식 중단을 요청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 대표 단식 2주가 지나서야 김 대표가 단식 중단을 요청하고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권 내부에서 역풍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돼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이 대표에 대한 ‘동정 여론’이 확산돼 여권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