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자유형 50m 21초대 진입…“아시아 기록 경신에 계속 도전할 것”
지유찬은 계영 800m 결승전보다 한 시간 먼저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1초7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이 종목에서 우승한 건 2002년 부산 대회 김민석(공동 1위)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시작부터 조짐이 좋았다. 지유찬은 이날 오전 열린 예선에서 21초84에 골인해 아시안게임 신기록과 한국 신기록을 동시에 작성했다. 약 10시간 뒤 열린 결선에선 이 기록을 또 다시 0.12초 단축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지유찬의 종전 개인 최고 기록은 22초17이었다.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예선 24위)에서 작성했다. 이번 대회에선 우승보다 한국 선수 최초의 '자유형 50m 21초대 진입'을 기대했다. 그런데 예선에서 단숨에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다. 이번엔 두 번째 목표를 금메달로 상향 조정했다. 그런데 또 다시 한 번에 이뤄냈다.
지유찬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 자유형 50m에서 1위에 오르면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황선우, 이호준 등 또래 자유형 단거리 강자들이 100m와 200m에 집중하는 사이, '틈새 시장'인 50m를 공략해 아시아 최강자가 됐다. 그는 "9세 때 수영을 시작했지만, 중학교 진학 후 잘하는 선수가 너무 많아 '난 안 되나보다' 좌절하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50m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열심히 하면 언젠가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걸 깨닫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돌이켰다.
지유찬의 수영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역시 '국가대표 선발전 1위'다. 처음 수영을 시작했을 때의 희망처럼, 수영모에 태극기를 새기고 물살을 가를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1년 만에 출전한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한국 수영 역사에 새겼다. 그는 "이호준·김우민 선배나 동생인 황선우처럼 자유형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좋은 기록을 내니까 나도 힘이 난다"며 "이번 금메달은 내가 수영을 더 열심히 하고 더 사랑하게 될 계기가 될 것 같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아시아 기록 경신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