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호원초 이영승 교사, 사망 2년만에 순직 인정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비극적인 일 다시 일어나지 않게 모든 노력 다할 것”

[일요신문]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고 이영승 교사에 대한 순직이 사망 2년 만에 인정됐다.

경기교사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9월 4일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인사혁신처 앞에서 호원초 고 김은지·이영승 선생님의 명예회복을 위한 순직인정 전국 교사 탄원서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경기도교육청은 인사혁신처가 이 교사의 사망에 대해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지난 18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열어 이 교사의 순직 인정 여부를 논의했다.

고 이영승 교사는 의정부 호원초에 근무중이던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당시 이 교사의 죽음을 학교 측은 단순 추락사로 보고했다. 이 교사 유족 측은 이 교사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과 학교 측의 책임 회피 끝에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경기도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이 교사가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의 한 학생이 수업 시간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을 베였고, 이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학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차례 치료비 보상을 받았음에도 이 교사가 사비를 들여 8개월 동안 50만 원씩 400만원을 치료비로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사는 이 학부모 말고도 다른 두 명의 학부모로부터 각기 다른 이유로 악성 민원을 겪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도 교육청은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업무방해 혐의로 학부모 3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숨진 교사의 휴대폰 포렌식 분석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SNS에 “학부모들의 지속적 민원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도 교육청은 이런 비극적인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