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먹이고 나체 촬영 “신고하면 딸 해치겠다” 협박…전문가, 불법 성인물 무분별 노출 가능성 주목
“농협 쪽으로 가세요?”
“아! 네, 맞아요.”
“타세요. 지금 택시 없는데 태워드릴게요. 배달하는 사람이에요.”
피해자 진술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첫 만남 당시의 대화 내용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0월 3일 새벽 2시 즈음 충청남도 논산 시내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 중이던 40대 여성 B 씨는 그렇게 A 군의 오토바이를 타게 됐다. 순간 아는 사람으로 착각해 A 군의 오토바이를 얻어 탄 B 씨. 그런데 오토바이가 향한 곳은 농협 방향이 아닌 인적이 드문 인근 초등학교였다.
그리고 믿지 못할 상황이 시작됐다. 오토바이에서 내린 A 군은 우선 마구잡이로 폭행을 시작했다. 머리채까지 잡고 폭행을 이어간 A 군은 B 씨에게 300만 원을 입금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A 군은 무차별 폭행을 당해 힘겨워하는 B 씨에게 눈을 감고 옷을 벗으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 군은 B 씨를 텅 빈 초등학교 여기저기로 끌고 다니며 성폭행을 이어갔는데 자신의 소변을 먹게 하고 목을 조르며 변태적인 성행위를 강요하기도 했다.
피해자 B 씨는 MBN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더 엽기적인 건 웃는 거예요”라며 “내가 울고 있는데 이걸 하면서 웃는 게 너무 생생해요”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다. 휴대전화로 B 씨의 나체 상태를 촬영한 A 군은 “신고하면 딸을 해치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그렇게 40여 분 동안 텅 빈 초등학교에서 B 씨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성폭행에 협박까지 일삼은 A 군은 B 씨의 휴대전화와 소지품, 현금 10만여 원 등을 빼앗은 뒤 오토바이를 타고 범죄 현장인 초등학교를 빠져나갔다.
인적이 없는 텅 빈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A 군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담겨 있었다. A 군이 B 씨를 뒷자리에 태운 오토바이를 몰고 초등학교로 들어가는 모습과 40여 분 뒤 A 군 혼자 오토바이를 타고 초등학교를 빠져나오는 장면이 CCTV 영상에 담겨 있는 것.
신고를 받은 경찰은 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우선 단서는 범행 당시 A 군이 사용한 오토바이였다. 해당 오토바이는 A 군이 훔친 것이었다. A 군이 밤 9시 10분 무렵 잠겨 있는 문을 몰래 열고 들어가 오토바이를 훔쳐 가는 모습 역시 CCTV 영상에 찍혀 있었다. A 군은 훔친 오토바이를 무면허로 몰고 다니며 돈을 갈취할 대상을 찾고 있었는데 새벽에 귀가 중이던 40대 여성 B 씨를 발견해 그런 무참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었다.
결국 A 군은 3일 오후 3시께 논산 시내에서 검거됐다. 범행 발생 13시간여 뒤다. A 군은 훔친 B 씨의 휴대전화를 오토바이에 넣어 두었는데 전원을 끄지 않았다. B 씨의 딸 휴대전화에 ‘휴대전화 찾기 앱’이 깔려 있었고 이를 통해 B 씨 휴대전화의 GPS 관련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결정적인 단서인 B 씨 휴대전화 GPS 관련 위치를 제공받은 경찰은 결국 A 군을 검거했다. A 군은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 훔친 오토바이를 다시 훔친 장소로 가져다 놓으려 했는데 그 과정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피의자인 A 군의 신원이었다. A 군은 인근 중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이었다. 16세에 불과한 A 군이 이처럼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경찰 조사에서 A 군은 성범죄 등 동종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 군은 처음에는 돈만 빼앗으려 했는데 성폭행까지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태적인 성행위를 강요하는 등 매우 비정상적인 범행을 저지른 터라 A 군이 술이나 마약 등에 취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경찰 수사 결과 당시 마약이나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A 군이 불법 성인물에 과도하게 노출됐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돈을 빼앗기 위한 강도 목적으로 시작된 범행이었지만 무차별 폭행 과정에서 불법 성인물 등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욕구를 폭발시켰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인콘텐츠 전문가 망치는 “일본 AV 가운데 이런 변태적인 성향의 장르물들이 존재하고 웹하드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라며 “리벤지 포르노와 몰카, 성착취 영상물 등은 당국의 강력한 규제로 웹하드나 P2P 서비스에서 대부분 사라졌지만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일본 AV는 여전히 손쉽게 구할 수 있어 미성년자들도 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논산경찰서는 A 군을 강도강간·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A 군은 만 14세를 넘어 촉법소년은 아니지만 만 19세 미만의 범죄자라 소년범이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