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확장 탓 내실화 부족 의구심” vs “포트폴리오에 전문 여행사 필요”…야놀자 “인수설 사실 아냐”
업계에서는 여행 패키지 상품을 기획‧판매하는 기업도 인수한다면 온‧오프라인 1위 여행 기업을 넘볼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작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랫폼 기업 특성상 외형 확장 및 수익성 확보가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내실화가 부족해 불안정해 보인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최근 희망퇴직을 단행한 야놀자의 행보 등을 고려할 때 IPO(기업공개)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야놀자는 2005년 국내 숙박업소 연계 서비스 기업에서 출발했다. 이후 2009년 야놀자 데이트, 2011년 야놀자 프랜차이즈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보여왔으며, 2015년부터 레저 영역으로 사업을 넓혔다. 2019년에는 국내 여행 관련 기업 중 최초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에 등극했다.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약 1조 2000억 원(신주 기준)을 유치한 이후 트리플, 인터파크 등을 인수하며 엔터, 레저‧전시, 항공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8월엔 인터파크와 트리플을 합병, 올해 6월 인터파크와 트리플이 ‘인터파크트리플’이라는 새 사명으로 출범했다.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여행‧여가 관련 모든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항공 서비스를 오픈했다. 현재는 야놀자 플랫폼, 야놀자클라우드, 인터파크트리플 3개 사업 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다. 야놀자 멤버사 통합 거래액은 지난해 4조 원을 돌파했다. 야놀자 전체 플랫폼 활성 이용자(MAU) 수는 1800만 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해 인터파크를 인수한 이후 야놀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R&D(연구개발) 투자 등으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2020년 흑자전환 이후 지난해까지 큰 폭으로 성장했으나 올해 상반기 적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 야놀자 매출은 32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 늘었으나 28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최근 실적은 신사업인 야놀자 클라우드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인터파크 트리플 인수 이후 리브랜딩, 마케팅 등의 초기 투자비용이 반영된 결과”라며 “매출은 지속 성장해왔고 단순 지출이 아닌 투자 목적이었기 때문에 3분기에는 긍정적인 실적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야놀자는 지난 9월 전 직원에게 사내 메일을 통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공지 글을 전달해 우려를 낳았다. 수익성 악화가 구조조정의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야놀자는 메일에서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엔데믹 이후 국내 여행 수요 정체,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과 경쟁 심화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외부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희망퇴직의 이유를 설명했다.
야놀자는 희망퇴직이 실적난‧자금난 때문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안팎에서는 그동안 야놀자가 외형 성장에 집중했고 질적 성장에는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 기업은 수익성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외적 성장을 도모한하는데 이 과정에서 핵심 역량을 키우지 못하고 질적 성장을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며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는 것은 핵심인력으로만 운영하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겠지만 불안정해 보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행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모두투어 같은 전문 여행사가 야놀자 포트폴리오에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놀자는 과거에도 인터파크를 인수할 시점에 하나투어와도 인수합병(M&A)에 관한 논의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야놀자는 남들이 다하는 것을 제공하고 있고 핵심경쟁력이 뭔지 헷갈린다”며 “야놀자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면 그야말로 기업 정체성이 ‘야놀자’이니만큼 노는 데 필요한 모든 걸 제공해야 하고, 투어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를 인수해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야놀자의 모두투어 인수설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추가적인 M&A에 대해서는 한다 안 한다 단정지어 말하기 어렵고 항상 열려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판매 채널 다각화의 일환으로 올해 2월 중순부터 모두투어 패키지 상품을 인터파크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매각 얘기가 흘러나온 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