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물러난 지 6개월 만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준법경영 어긋난다’ 시각 팽배

최근 박찬구 명예회장이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유화학그룹과 일본 미쓰이화학 합작회사로 (미쓰이화학 측에도) 대표이사가 있다”며 “그 쪽(미쓰이화학)에서 회장님 사면 이후 (대표이사로 와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쓰이화학)그 쪽 입장에선 (석유화학업계에서) 연륜 있고 무게감 있는 분이 오기를 바란 것 같다. 또 최근 일본과 관계도 좋아지지 않았나”라며 “(석유화학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금호미쓰이화학은 1989년 금호석유화학과 일본 전범기업으로 알려진 미쓰이화학이 각각 50%씩 투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약 10년간 큰 성장을 이뤘다. 2012년 매출 5450억 원에서 지난해 매출 1조 333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303억 원에서 지난해 2160억 원으로 612.6%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12년 164.25%에서 지난해 29.23% 확 줄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유동자산(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7807억 원, 비유동자산 5162억 원으로 자산총계 약 1조 2000억 원 수준에서 차입금은 88억 원대에 불과했다.

박찬구 명예회장은 2011년 변제 능력 등에 대한 적정한 심사를 하지 않고 아들에게 회사 자금을 대여해 2018년 배임죄로 유죄 판결을 확정 받았다. 회사 일로 물의를 빚은 인물이 다시 경영을 하는 게 준법경영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또 이미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인물이 새삼스레 복귀한다는 것도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사실 (배임 혐의로) 회사가 피해를 입은 건 없다”며 “30~40년간 회사를 일군 분이 회사에 피해를 끼치려고 복귀하는 건 아니지 않나. (경영 복귀는 석유화학업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박찬구 명예회장 복귀로 경영승계 구도에도 이목이 쏠린다. 박찬구 명예회장이 지난 5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아들 박준경 사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박찬구 명예회장이 복귀하면서 경영승계 시점에 영향을 줄 것이란 시각이 팽배하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박찬구 명예회장 복귀로) 경영승계에 변화가 있다고 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박찬구 명예회장이 박준경 사장의 지원군이 되기 위해 복귀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유화학그룹 핵심 계열사”라며 “박찬구 명예회장이 금호미쓰이화학으로 복귀하면서 박준경 사장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승계작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도움을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아직 깨끗하게 해결하지 못한 경영권 문제를 확고히 하려는 포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기준 박찬구 명예회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7.14%, 아들 박준경 사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7.65%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 박철완 전 상무의 금호석유화학 지분 9.10%가 내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 2021년 박찬구 명예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바 있다. 박철완 전 상무가 개인 최대주주인 자신을 사내이사로 선임해야 한다며 주주제안을 냈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주주총회 후 박 전 상무에 임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어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해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준경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하며 박찬구 명예회장 쪽과 갈등이 깊어졌다. 지분율만 보면 박철완 전 상무가 우호세력을 모으고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