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만한 오너가 사람들 오간 핫한 술집 알려져…화제의 피의자 GD 혐의 입증이 수사 확대 관건
#왜 늘 유흥업소와 마약일까
법조계와 재계, 유흥업계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된 여성 실장 A 씨가 근무하던 업소는 ‘단골’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20대임에도 마담이었던 A 씨의 고객 관리 수완이 좋았는데 그 이유는 외모와 성격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여성 실장 A씨를 본 적이 있다는 한 기업인은 “연예인이라고 생각이 들 만큼 예뻤는데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이 아니라 마담이라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며 “실장 수완이 좋아 연예계 고객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다 보니 경찰 수사 초반 해당 업소를 찾은 연예인들이 마약 투약 혐의가 있는 것처럼 지라시 형태로 퍼졌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유흥업소는 한 차례 이전을 했는데, 이사 전에는 유명 아이돌 그룹 가수 B 씨, 배우 C 씨 등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끼리 종종 찾는 곳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A 씨의 단골 고객 가운데에는 연예인보다 재계 인사들이 더 많았다고 귀띔했다.
관련 사건에 정통한 법조인은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대기업의 오너 일가 사람들도 찾을 정도로 강남에서는 핫한 술집 가운데 하나였다”며 “한 차례 이전을 한 뒤 연예인 단골 고객들 가운데에는 발길을 끊은 이들도 있는데 마약 수사가 언론에 알려지기 직전까지 꾸준히 찾아온 재벌가 단골 고객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여성 실장 진술 신빙성
문제는 경찰이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마약 투약자’를 확인 중이라는 점이다. 이미 구속기소된 A 씨는 마약 전과 6범으로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마약을 끊고 싶다”며 자수했고 이후 수사에서도 핵심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균 등에게 마약을 제공했다고 밝혔고, 연예인 등 고객들의 이름을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실장 A 씨에게 마약을 건넨 의사의 경우 별다른 대가 없이 마약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의사의 서울 강남 소재 병원을 압수수색해 의료 기록 등을 확보했다.
하지만 문제는 진술의 신빙성이다. 이선균은 정밀 검사 결과 음성, 지드래곤은 간이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서 수사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이선균은 대마와 향정신성의약품 투약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실장이 무엇인가 줬는데 마약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투약 여부 자체는 알지 못했다는 건데, 이선균의 주장을 반박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 과실범의 경우 마약류관리법에는 처벌 규정이 없다.
지드래곤은 아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실장 A 씨의 진술이 허위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장 A 씨는 “지난해 12월 초 지드래곤이 업소 화장실을 다녀온 뒤 이 화장실에서 수상한 포장지가 발견됐다. 그 직후 행동도 이상했다”고 경찰에 진술했고, 경찰은 이를 토대로 지드래곤을 입건했다.
하지만 간이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이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하기 위해 지드래곤의 모발과 다른 체모를 추가로 채취하려 했으나 모발을 제외하고는 제모를 한 상태여서 경찰은 그의 모발과 함께 손톱을 채취해 국과수에 보냈다. 손톱의 경우 최대 5~6개월 전의 투약 여부까지 알 수 있다.
지드래곤은 경찰 조사 후 실장 A 씨의 진술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곧바로 언론 인터뷰를 자처해 “여성 실장과 아무 관계 아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이번 마약 범죄 혐의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오히려 유흥업소 실장의 진술 신뢰성을 문제삼았다. 유흥업소 실장에 대해 “설명할 길이 없는데 그 분의 지금 행동이 이상한 걸로 보인다”며 “제가 듣기로는 마약 전과가 또 있어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저 또한 의구심이 드는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수사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을까
경찰은 빠르면서도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 중이다. ‘증거’를 토대로 수사 확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A 씨 진술에 나온 이들에 대해서는 내사를 통해 혐의가 의심이 가면 입건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선균, 지드래곤 외에 재벌 3세와 연예인 지망생, 작곡가 등에 대해서도 내사가 진행 중이다. 실제로 마약을 구입해 투약했는지를 입증할 핵심적인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측은 “내사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혐의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연예인 가운데 현재 입건된 것은 두 명뿐”이라는 입장이다.
다른 연예인들이나 재계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은 ‘아직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선 법조인은 “유흥업소에 왔다고 해서 다 마약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번 사건에서는 해당 업소에 와본 적이 없거나, 한두 번 와본 사람들조차 다 마약 투약자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서 돌아다녔다”면서도 “알 만한 사람들은 해당 업소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것을 알았다는 점이고 이 때문에 경찰 수사도 시작됐는데 A 실장 단골들이라면 당연히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드래곤의 모발과 손톱 등 국과수의 정밀 조사 결과가 중요한 대목이다. 마약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진술의 신빙성이 있을 경우 제보자의 진술을 토대로 상대적으로 혐의 입증이 어려운 인물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수 있지만, 수사 초반부터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면 수사를 확대하기가 어렵다”며 “이선균과 지드래곤은 수사 전략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혐의 입증이 가장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화제성 피의자’이기 때문에 이들의 마약 투약 여부가 정말 입증이 되는지가 수사 확대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