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잘하는 선수라 야구 얘기는 안 해…미국 생활 적응에 관한 조언만 했다”
이미 이정후에 대한 MLB 구단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15개 팀들 이상이 이정후한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성은 귀국 후 키움 후배인 이정후와 자주 만났다. 이정후로선 MLB에 진출해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한 선배의 활약에 여러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터. 김하성은 이정후가 사석에서 만날 때마다 많은 질문을 던졌다고 말한다.
“사실 (이)정후한테 야구적으로는 조언해줄 게 없다. 워낙 잘하는 선수라 내가 야구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해준다는 게 이상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미국 생활에 대한 조언이다. 아무리 준비를 잘하고 와도 낯선 타국에서의 생활이 쉽지만은 않다. 경기 수도 많고 원정 경기를 비행기로 이동하는 등 적응해야 할 게 많다. 야구도 힘들었지만 이런 바뀐 생활 환경에 익숙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정후한테 그런 내 경험을 이야기해줬다.”
김하성은 2019년 프리미어12 대회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당시 김하성은 이정후와 함께 프리미어12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등 대표팀의 유격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하성은 국제대회를 마치고 귀국 후 구단과 대화를 나눴고, 구단의 허락을 받은 다음 그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 2020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매 시즌 엇비슷한 성적을 기록했는데 2019시즌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그해 11월에 있었던 프리미어12 대회 출전 전까지만 해도 미국 무대에 도전하기엔 내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국제 대회를 통해 만난 미국팀의 제이크 크로넨워스, 알렉 봄 등의 활약을 지켜보며 내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면 경쟁력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회 일정을 마치고 귀국 후 구단과 상의했고, 이후 2020시즌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고 공표한 것이다.”
김하성은 2024시즌 개막전을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치른다. MLB 사무국은 샌디에이고가 내년 3월 21일~22일 LA 다저스와 서울에서 2024시즌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발표가 나자마자 샌디에이고 선수들이 한국 개막전에 대해 큰 기대를 갖게 됐고, 내게 여러 질문들을 건넸다. 한국 팬들의 야구 열정부터 샌디에이고 선수들을 알아보겠느냐 등등 궁금한 게 많더라. 나한테 한국 BBQ를 사라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다. 한국 출신의 샌디에이고 선수가 메이저리그 최초로 한국에서 치르는 개막전에 참여하게 된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약 일주일가량 서울에 머물 것 같은데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샌디에이고 선수들을 도울 예정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