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 한 번도 김범수 못 만나”
카카오 노조는 이날 오전 카카오 6차 경영회의에 앞서 경기 성남 신사옥인 카카오아지트에서 ‘경영실패 책임지고 인적 쇄신 시행하라’, ‘셀프 쇄신 그만하고 크루 참여 보장하라’ 등의 요구 사항이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
앞서 카카오 노조는 경영진 비리와 폭언에 대한 조사, 노조의 경영 쇄신 참여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요구한 사안에 대해 어떤 답변도 오지 않았다”며 “오늘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비상 경영 회의에서 이 내용이 논의될 수 있도록 피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최근 폭로된 경영진의 특혜와 비위행위를 독립기구인 준법신뢰위에 조사를 요청해 사실 확인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중소기업 상생협력조직)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카카오 인공지능(AI) 캠퍼스 건축팀의 제주도 프로젝트 투입을 제안하자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업체를 어떻게 정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는 설명만 들었고, 다른 임원들도 10분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오늘 오전부터 나와 시위를 진행했지만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그 어떤 경영진과도 만나지 못했다. 서 지회장은 “노조 활동을 하면서 5년간 한 번도 김범수 쇄신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며 “이렇게 노사 간에 대화를 안 하는 곳이 있느냐”라고 밝혔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는 기존부터 내부 직원들이 회사의 여러 가지 방향성 논의에 참여하는 등 조직 문화가 살아 있는 곳”이라며 “기존에 좋았던 내부 조직 문화를 다시 살리는 것이 쇄신의 또 다른 방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lij907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