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감 선반영이 지수에 부정적 영향 줄 수도…실적주 및 의료 AI·로봇 등 성장 테마에 관심 커질 듯
글로벌 달러 약세와 수출 회복으로 원·달러 환율이 1290원대로 하락하며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수급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8% 올라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12.9% 증가하며 16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최근 코스피, 코스닥 모두 5주 연속 상승한 데 따른 부담으로 지수가 횡보 국면으로 진입한 가운데, 12월에는 테마 위주의 종목 장세가 나타나면서 순환매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제적으로 반영된 점이 오히려 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연말까지 추가적인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점이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내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업이익 개선되는 종목이나 실적주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서 온디바이스 AI, 의료 AI, 로봇 등 미래 성장성이 담보된 테마에 대한 관심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온디바이스 AI는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해 스마트폰이나 PC 등 기기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며, 삼성전자는 AI 스마트폰, AI 노트북 등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내년에 주목할 만한 테마로 꼽히고 있다. 의료 AI 분야는 정부 디지털헬스케어 제도 개선 및 지원 정책에 따라 산업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국내 의료 AI 업체들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과 매출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로봇 업종 또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과 투자가 지속되면서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예정된 주요 매크로 이슈로는 8일~11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9일~12일 세계가전전시회(CES) 2024, 11일 한국 금융통화위원회, 13일 대만 총통 선거, 15일~19일 세계경제포럼(WEF), 22일~23일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25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30일~3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있다.
1월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CES 2024 등 헬스케어, IT 업종의 주요 행사들이 진행되는 만큼 해당 이벤트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행사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주요 파이프라인 소개 및 글로벌 파트너 협력 등을 목적으로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CES 2024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 가전 전시회이며 IT와 가전 분야 외에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WEF는 세계 각국의 정치, 경제, 학계 지도자들이 모여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연례 총회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어 다보스 포럼으로도 불린다. WEF는 글로벌 위험 보고서,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 등을 공식 발표하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나 주요 7개국(G7)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월 13일 치르는 대만 차기 총통 선거는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진행된다. 당선인은 5월 20일부터 차이잉원 총통의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 이번 선거는 친미 민중당, 친중 국민당, 중도 민중당 후보의 3파전으로 확정되면서 미중 대리전 양상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주요국 통화정책회의는 금통위, FOMC, ECB, BOJ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다. 최근 주요국들이 금리를 동결하고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세와 경기 위축에 내년 연준을 필두로 금리 인하 가시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BOJ는 마이너스 금리 고수하고 있으나 최근 장기금리 상한선을 인상하며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BOJ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주요국 기준금리는 미국 5.5%, 영국 5.25%, 유럽 4.5%, 한국 3.5%, 일본 -0.1%이다.
임승미 하나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