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 스프레이 낙서 훼손…경찰 수사 착수, 문화재청 복구작업

16일 새벽 신원미상 행인, 영추문 좌·우측 및 국립고궁박물관 쪽문에 스프레이 낙서…경찰 ‘문화재보호법’ 위반 적용

[일요신문]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인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문화재청은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장을 신속히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12월 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신원미상의 행인이 스프레이로 낙서하는 사건이 발생, 관계자들이 낙서가 된 곳을 천막으로 가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12월 16일 오전 2시 20분쯤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가 돼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낙서가 된 곳은 경복궁 서측의 영추문 좌·우측,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이다.

담벼락에 빨간 스프레이로 ‘영화공짜’라는 문구와 함께, 그 옆에는 파란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로 추정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경찰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50분쯤 신원미상의 행인이 낙서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인근 CCTV를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하는 한편,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후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센터 및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유산 보존처리 전문가들과 함께 합동 현지조사를 할 예정이다. 현재는 문화재청 궁능 직영보수단에서 훼손된 담장에 대해 임시 가림막을 설치했다.

문화재청 측은 “낙서로 훼손된 담장에 대해서는 보존처리약품 등을 통한 세척 등 전문 조치를 통해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경복궁 담장의 철저한 보존·관리 강화를 위해 CCTV를 확대 설치하는 등 문화유산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9월에는 40대 남성이 사적 제153호인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성 성벽과 주변 학교, 차량 등에 붉은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남성은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공용물건 손상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문화재보호법 제99조에 따르면 지정문화재나 임시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민웅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