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생활안전·굴업풍력개발 신사업 속도, 이선호 승계 지렛대 전망…CJ올리브영 활용 방안도 주목
#자회사 신사업 키우기 한창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006년 이재현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휴양 콘도미니엄업·골프장 조성 및 운영업·부동산 개발 및 투자업 등을 영위한다. 2016년 이재현 회장은 지분 전량을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등에게 증여했다. 현재 이선호 경영리더와 이경후 실장은 씨앤아이레저산업 지분을 각각 51%와 24%를 보유하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SG생활안전, 굴업풍력개발 지분을 각각 69.87%, 83.33%를 보유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 자회사들은 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SG생활안전은 UTC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사모펀드(PEF)로부터 136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신주 54억 5000만 원, 구주 66억 9000만 원 규모다. 신주의 투자 후 기업가치(Post-money Valuation)은 약 1005억 원이다. UTC인베스트먼트는 대상그룹 계열 투자사다.
SG생활안전은 1950년 3월 창업한 우리나라 방위산업 제1호 지정기업이다. 국내에서 처음 군용 방독면을 개발했다. 현재는 화생방 관련 국방물자 생산을 납품하고 방호시설 시스템 설비를 건설한다. B2B(기업 간 거래) 안전제품이나 안전체험관을 생산하는 등 산업안전 분야에도 진출했다. 의류관리기 등 생활안전 관련 제품도 판매한다. 지난해부터는 전기차 충전 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SG생활안전은 매출 683억 원, 영업이익 38억 원을 냈다.
이번 투자가 성사된 데는 SG생활안전이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전기차 충전 사업이 영향을 끼쳤다는 후문이다. 전기차 충전 시장이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다. SG생활안전은 고정 충전량이 많은 B2B 중심의 전기차 충전 사업을 펼치고 있다.
UTC인베스트먼트 한 심사역은 “신주와 구주 투자를 완료한 상황”이라며 “B2C 중심의 전기차 충전 비즈니스는 수익성 측면에서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SG생활안전은 버스, 택시 차고지, 물류 차고지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B2B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한 점이 차별화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SG생활안전은 2026년경 기업공개(IPO·상장)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의 또 다른 자회사인 굴업풍력개발도 신사업에 적극적이다. 굴업풍력개발은 씨앤아이레저산업이 2021년 해상풍력발전사업을 떼어내 별도 법인으로 분할한 회사다. 굴업풍력개발과 SK디앤디, 대우건설로 이뤄진 ‘굴업풍력개발 컨소시엄’은 인천시 옹진군 굴업도 인근 공유수면에 256MW(메가와트) 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와 해저 송전선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규모는 1조 5000억 원이다.
옹진군청 등에 따르면 현재 굴업풍력개발은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12월 말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작성한 후 내년 1월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작성과 협의 등의 절차가 진행된다. 굴업풍력개발 내부적으로는 2024년 말~2025년 초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마무리한 뒤 2026~2027년경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2020년에 굴업풍력개발(당시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로부터 풍력발전사업 허가를 받자 해당 지역에서는 반발이 일었다. 하지만 해상풍력발전사업을 둘러싼 주민들의 인식은 과거보다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장태헌 서해5도어민연합회 회장은 “사업자들도 주민 상생 프로그램을 지키려 한다. 주민들도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수도권은 인구가 밀집해 있지만 전기 공급 문제가 생기고 있다. 주민들도 재생 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게 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우선주 승계 지렛대 역할 주목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선호 경영리더의 승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자회사들을 통해 신사업을 영위하면서 몸집을 계속 키우려 할 듯하다. 궁극적으로 CJ(주) 지분율을 늘리거나 CJ(주)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재원을 만드는 게 목적일 것”이라며 “이선호 경영리더의 지분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다른 CJ 계열사와 합병을 시킬 수 있다. 현금 마련을 위해 IPO에 나설 가능성도 있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이선호 경영리더의 CJ(주) 보통주 지분율은 3.20%에 불과하다. 2021년 말(2.75%)과 비교하면 지분율이 상승했지만 의미 있는 수준은 아직 아니다. 이재현 회장의 지분율은 42.07%다. 이 경영리더가 CJ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이 회장의 CJ 지분을 상속 혹은 증여받아야 한다.
이선호 경영리더가 승계 지렛대로 쓸 수 있는 또 다른 회사는 CJ올리브영이다. 이 경영리더는 CJ올리브영 지분 11.4%를 갖고 있다. CJ올리브영이 IPO를 진행하면 이 경영리더는 CJ올리브영 주식을 처분해 CJ(주) 지분을 매입할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CJ(주)와 CJ올리브영 주식 교환을 통해 CJ(주) 지분을 늘릴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은 당장 IPO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자체적으로 자금이 필요하지 않고 CJ(주)가 자금이 없다 보니 CJ올리브영으로부터 배당을 많이 받으려는 계획도 있는 듯하다”며 “IPO를 하지 않는다면 CJ(주)와 합병 혹은 주식교환이 오너 4세의 CJ(주)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이다. 합병이든 IPO든 CJ올리브영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두각이 드러났을 때 지분 승계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는 이선호 경영리더가 보유한 CJ(주) 신형우선주(4우선주)도 주목 받는다. 이 신형우선주는 2029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CJ(주) 지분율 확대 발판이 되는 셈이다. 올해 3분기 말 이 경영리더의 신형우선주 지분율은 29.13%다. 2021년 말(26.21%) 대비 증가했다.
지분 승계와 별개로 경영권 승계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1990년생으로 올해 만 33세에 불과하다. 이 경영리더는 2013년 그룹 공채를 통해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2021년부터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식품성장추진실 산하 식품전략기획 1담당을 맡다 지난해 글로벌 식품 사업을 이끄는 식품성장추진실장 자리에 올랐다. 비비고 등 브랜드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주력하는 한편 식물성 식품 ‘비비고 플랜 테이블’을 선보이며 미래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곧 있을 CJ그룹 정기임원 인사에서 이선호 경영리더의 승진 여부도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CJ(주) 관계자는 “씨앤아이레저산업은 CJ그룹 차원에서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시장 상황을 다각도로 검토해 향후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