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에어 디자인’ 특허 신청, CES 2024에서 공개 전망…신임 용석우 사장 TV 수익성 확보 전략 주목
#1970년대생 사장으로 세대교체
삼성전자가 12월 8일 TV 사업부문과 관련한 신규 상표권으로 ‘인피니티 에어 디자인(Infinity Air Design)’을 출원했다. 삼성전자 측에서 상표권 출원 시 지정한 상표를 사용할 상품은 ‘텔레비전, 텔레비전 디스플레이 장치, 텔레비전 모니터, 텔레비전 수신기’다. 삼성전자가 ‘인피니티’ 관련 상표권을 출원한 것은 ‘인피니티 원 디자인’ 이후 3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신규 상표권과 관련해 지난 12월 11일 우선 심사를 신청했다. 일반 심사로 진행할 경우 1년이 넘게 걸리는 경우가 태반인 반면 우선 심사로 진행할 경우 4개월 내에 상표를 등록할 수 있다. 심사 결과를 확인하는 데도 한 달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특허사무소 공앤유의 공우상 변리사는 “우선 심사를 활용하면 실제로 상표권을 등록할 수 있을지 빨리 확인할 수 있고, 또 상표권 등록이 빠르게 되면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신규 상표권의 경우에도 2024년 1월 중으로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CES 2024에서 신규 디자인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1월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2024년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대거 소개할 예정이다. OLED TV 신제품 라인업을 재정비하면서 55부터 83형까지 전 라인업을 신규 공개한다.
삼성전자가 2020년 11월 18일 상표권을 출원한 인피니티 원 디자인 역시 다음해 1월에 열린 삼성 퍼스트룩 2021 온라인 행사에서 처음 공개됐다. 인피니티 원 디자인은 삼성의 2021년형 Neo QLED TV에 적용된 디자인으로 얇은 베젤을 사용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출원한 신규 디자인 역시 스크린 안팎의 경계를 최소화해 몰입감을 높이는, 삼성 TV 디자인 특유의 ‘인피니티 스크린’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단행된 정기 인사와 맞물려 삼성전자가 TV 사업부문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11월 정기인사에서 사상 첫 1970년대생 사장으로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이 TV 사업부문을 총괄할 전망이다. 용석우 사장은 TV 사업부문의 성장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수장이 진두지휘하면서 연구개발(R&D)부터 사업전략까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특허나 상표권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주기 어렵다. 출원한 상표권을 갖고 향후 어떤 사업을 전개하게 될지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2024년 초고화질 시장 선도 방침"
삼성전자 TV 사업부문의 가장 큰 과제는 수익성 회복이다. 지난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가전·VD(TV)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77%로 동종업계인 LG전자의 H&A(생활가전)/HE(TV)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률 5.5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2023년도 3분기까지 발표한 글로벌 TV 시장 실적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29.9%의 점유율로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수성하고 있다. 그러나 액정표시장치(LCD) TV의 가성비를 앞세워 판매하는 물량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프리미엄 전략에서는 아직 LG전자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양산형 디스플레이 중에서는 OLED 패널이 가장 하이엔드급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OLED 시장에 경쟁사에 비해 진출이 늦었다. 2013년 OLED TV를 선보였지만 수율 문제로 1년 뒤 철수한 삼성전자는 2021년 OLED TV 시장 재진입을 공식화했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75인치 이상 초대형 OLED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6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에서 그간 프리미엄급으로 판매하던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역시 LCD 패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OLED TV 출시를 위해 LG디스플레이에서 패널을 공급받아야 하는 상황인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중저가 TV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맹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 기업들이 미니 LED TV를 중심으로 글로벌 TV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국 브랜드들의 약진으로 삼성전자의 판매 점유율과 출하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대수로는 중국 업체들이 이미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대당 단가를 높게 잡을 수 있는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경기가 워낙 안 좋고 코로나 때 너무 잘 팔아서 교체 수요가 많지 않다”며 “인도나 중남미 쪽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중저가형 TV를 중심으로 시장이 먼저 커질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보니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용석우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진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용 사장은 독자적인 화질 향상 기술로 중국 업체와 차별화하는 동시에 초대형 TV 위주의 판매 전략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OLED TV와 같은 차세대 제품 비중을 점차 늘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에는 프리미엄 중심 제품 혁신을 지속하고, 2024년 개최가 예정되어 있는 각종 스포츠 이벤트 연계 수요 공략을 위해 초고화질·초대형 TV 시장을 선도할 방침”이라며 “TV 제품의 기본적인 경쟁력뿐 아니라, 최근 중요한 소비자 가치로 대두되고 있는 환경·보안·콘텐츠 등과 연관된 제품 기능을 지속 소구하며 차별화된 스크린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