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아시아 호재성 뉴스 뜨자 지분 일부 팔아…LS그룹 “구 회장 지분 매각 이익 회사와 무관”
LS전선아시아 주가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초 7000원대였던 주가는 12월 11일 종가 기준 2만 원대까지 상승했다. 현재는 1만 8000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호재성 뉴스 이후 주가가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LS전선아시아는 지난 10월 12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LS전선아시아, 페트로베트남 자회사 PTSC와 해저사업 MOU' 제하의 보도자료를 냈다. 구체적으로 실적을 높이는 사업 계약 내용이 포함된 것은 아니었으나 관련 뉴스가 시장에 돌자 LS전선아시아의 주가가 급등했다. 다음 날인 10월 13일 전거래일 대비 23.26%(2140원) 상승한 1만 134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도 베트남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베트남 전력케이블 시장 1위 업체인 LS전선아시아와 해상풍력 시설의 설치·운영에 강점을 갖춘 PTSC 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만 1000원에서 1만 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LS전선아시아는 지난 11월 27일에는 'LS전선아시아, 신사업 추진…LS에코에너지로 사명 변경' 제하의 보도자료를 냈다. LS전선아시아가 진출하는 신사업 분야에는 올해 들어 주요 테마로 거론되고 있는 전기차, 로봇 등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희토류 산화물 사업이 포함됐다. LS전선아시아는 해외에서 정제를 마친 네오디뮴 등을 국내외 종합상사와 영구자석 업체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네오디뮴은 전기차와 풍력발전기, 로봇 등에 사용되는 영구자석의 필수 원자재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후 주가는 추가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급기야 2만 원대를 뚫었다. 지난 13일 김지산 연구원은 최근 LS전선아시아 주가 상승에 대해 “LS전선아시아도 희토류 및 해저케이블 등 신규 사업 기대감이 반영되며 시가총액이 6079억 원으로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LS전선아시아에 환호하고 있을 때 구자은 회장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LS전선아시아 지분 중 28.7%를 팔았다. 34만 7820주 중 10만 주를 장내 매각한 것이다. 매각 시점은 12월 1일로 파악된다. 이날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1만 664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1만 8810원까지 치솟았다가 1만 756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4.52% 상승한 것. 구자은 회장은 이날 지분 매각으로 최대 18억 8100만 원의 현금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거래가 부적절하게 읽힐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기업 지배구조에 정통한 한 인사는 “호재성 공시나 뉴스 이후에 오너일가 특히 현 총수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시세조종 의심을 받을 수 있다”며 “오너일가의 지분을 매입한 주주들이 피해를 봤다는 말이 나올 수 있어 이 같은 거래는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에도 LS전선아시아의 경영권이 바뀔 여지는 없다. LS전선아시아의 최대주주 LS전선이 과반(54.58%)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 오너일가 측이 가진 지분율은 지난 4일 기준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1.31%, 구자은 회장 0.81%,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0.87%, 구자용 E1 회장 0.87%, 구은희 씨(구자엽 LS전선 회장 장녀) 1.45%,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0.65% 등이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 회장(변호사)은 “위법 사항을 밝혀내기는 어렵겠지만 도의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만하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해 변동성이 확대되면 일반 주주들이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LS전선아시아는 주가와 관련해 뒷말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LS전선아시아는 자사주를 매각(관련 기사 테마주로 엮이자 개미 뒤통수? LS그룹 계열사 ‘자사주 매각’ 뒷말)한 바 있다.
LS전선아시아는 “구자은 회장과 관련된 이야기는 LS 측에 문의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LS그룹은 “구자은 회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매각한 것이라 그 이유를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LS전선아시아의 보도자료가 구자은 회장의 지분 가치를 높여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