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36조 1210억 원 도의회 통과…“경제와 민생 어려울수록 재정이 더 큰 역할 해야”
앞서 정부는 역대 최저 총지출 증가율(2.8%)인 656.9조 원의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예산안은 국회 심사 과정에서 4.2조 원 감액, 3.9조 원 증액돼 656.6조 원으로 조정됐다. 관리재정수지도 92조 원에서 91.6조 원으로 0.4조 원 줄었다. 통합재정수지 역시 44.8조 원에서 44.4조 원으로 0.4조 원 감소했다. 기재부는 건전 재정 기조가 더욱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예산안 처리 국면에서 민주당은 예산을 10조 원 늘리자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2024년 정부 예산은 연구개발 예산 6000억 원, 새만금 사업 3000억 원, 지역사랑상품권 3000억 원 등이 국회에서 증액됐고 예비비 8000억 원, 교육교부금 5456억 원, 소상공인 자영업자 채무 지원 예산 4300억 원 등이 감액됐다.
정부 예산 지출 증가율 2.8%는 재정 통계를 정비한 2005년 이후 19년 만의 최소 증가 폭이다. 정부가 예측한 2024년 명목성장률 4.9%에도 못 미쳐 사실상 긴축 재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경기도의 예산 증가율 6.8%는 2023년 증가율 0.6%에 비해 큰 폭의 상향이다.
이는 2023년 본예산 대비 약 1조 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편성한 것으로 김동연 경기지사의 강력한 확장 재정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1월 예산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경기 침체기에는 재정을 확대해서 경기를 부양하고 경기상승기에는 재정을 축소해서 균형을 잡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의 2024년 예산안은 일반회계 32조 1504억 원과 특별회계 3조 9706억 원으로 편성됐다. 일반회계 예산안은 2023년 29조 9770억 원 대비 2조 1734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경기도 일반회계 예산 규모가 30조 원을 넘은 건 경기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 2024년 예산안의 주요 역점사업은 다음과 같다. 먼저 반도체·바이오·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분야의 클러스터 구축 및 벤처스타트업 조성에 5929억 원이 확정됐다. 전통시장 혁신모델 구축 52억 원, 중소기업 성장지원 611억 원, 소상공인 지원 1294억 원, 농어업 소득증대 예산 844억 원이 편성됐다. 똑버스 운영 146억 원, The 경기패스 253억 원, 도로 건설에는 4453억 원이 투입된다.
경기도의 360도 돌봄과 취약계층 안전망 예산도 확보됐다. AI 어르신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 12억 원,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및 장애인 누림통장에 203억 원, 언제나 아동 돌봄 및 둘째 아이 돌보미 지원에 2조 4386억 원, 경기도형 어르신 통합 돌봄 922억 원, 의료 돌봄 41억 원이 확정됐다. 베이비부머 47억 원, 위기 임산부 핫라인 구축 411억 원, 장애인을 위한 특별교통수단 확충 514억 원, 전세 사기 피해지원 46억 원이 편성됐다.
RE100, 청년 기회패키지 등도 이어간다. 공공기관·산업·도민·기업 RE100 예산 465억 원, 탄소 저감 숲 조성 확대 259억 원, 친환경 차 보급 확대 147억 원, 수소 생태계 조성 137억 원이 확정됐다. 청년 해외 대학 연수‧역량 강화 기회 지원에 58억 원, 청년 갭이어 55억 원, 청년 기회금융 593억 원, 청년 해외 취·창업 및 해외봉사단 36억 원, 청년노동자 지원 931억 원이 편성됐다. 기존 예술인 기회소득과 장애인 기회소득은 전년 대비 128억 원 증액된 204억 원이 체육인·아동 돌봄 공동체·기후행동·농어민 기회소득에는 141억 원이 신규 투입된다.
경기북부와 관련한 예산도 확보했다. 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사업 활성화 457억 원, 북부 도로 건설 1719억 원, 지역 균형발전 사업 502억 원, 특별자치도 설치 기반 조성 및 공론 활성화 10억 원,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 30억 원도 이번 예산안에 포함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조 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지난 추경에서 밝혔듯 확장 재정을 2024년에도 이어 가겠다”고 했다. 그는 “경제와 민생이 어려울수록 재정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 경기 침체기에는 재정을 확대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